호어 전 대사는 21일 동아일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내년이 김일성 주석 탄생 100주년이 되다 보니 북한은 더 많은 해외 여행객을 유치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 여행사) 폴리티컬투어스가 여행단의 안내를 맡아줄 것을 요청해서 응했고 다시 북한을 방문할 기회가 생겨 기쁘다”며 “일정도 길고 비용도 비싼 만큼 만약 이번에 여행객이 충분히 모집되지 않으면 다음에는 여행 상품이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폴리티컬투어스는 북한 관광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고려여행사와 함께 10월 15일 베이징에서 출발하는 10일짜리 여행 상품을 내놓고 여행객을 모집 중이다. 베이징과 평양 간 교통요금을 제외하고 1인당 2350파운드(약 400만 원)를 내게 될 관광객들은 호어 전 대사와 함께 원산농업대, 함남 동봉협동농장 등을 둘러보고 평양과 판문점도 방문한다.
호어 전 대사는 “1980년대 초 영국 여행객이 처음 북한에 들어간 뒤 여러 여행사가 북한 여행 상품을 내놓았고, 독일도 1980년대 초부터 북한 단체 여행을 시작했다”며 “평양에서 대사로 있었던 때에도 영국의 일반 관광객을 많이 봤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프랑스가 평양에 문화대표부를 두기로 한 것과 관련해 “북한이 외부 세계와 다른 사고방식에 더 많이 노출되는 게 좋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호어 전 대사는 2001, 2002년 주북한 영국대사를 맡는 등 유럽의 대표적 북한통으로 불린다. 그는 김정은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의 권력 승계 문제와 관련해 “지금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가 되는 과정의 시작 단계”라며 “그러나 김 부위원장은 아직 공개적으로 지명되지 않았고 상황은 변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호어 전 대사는 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병이나 사망으로 갑자기 사라진다면 김정은 부위원장이 포함된 지도체제가 들어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결코 김정일과 같은 위상을 갖지는 못할 것”이라고 나름의 전망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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