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세에 그래미상을 휩쓸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던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에이미 와인하우스가 23일 만 스물일곱 나이에 숨졌다. 이로써 그녀는 전설적인 기타리스트 지미 헨드릭스, 록밴드 ‘도어스’의 리더 짐 모리슨, 여성 로커 재니스 조플린 등 만 27세에 요절한 대중음악인을 뜻하는 ‘27세 클럽’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AFP를 포함한 외신은 와인하우스가 이날 오후 런던 북부 캠던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사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런던 경찰청을 인용해 보도했다. AFP는 “와인하우스가 약물 남용으로 숨졌다는 주장도 있으며 이날 오전 고인의 집에서 비명소리가 났다는 이웃들의 전언도 있다”고 보도했다.
와인하우스는 스무 살 때인 2003년 데뷔앨범 ‘프랭크(Frank)’로 명성을 얻었다. 2006년 발매한 앨범 ‘백 투 블랙(Back to Black)’은 이듬해 모국에서 1년간 500만 장이 팔렸다. 2008년 미국 그래미상 ‘올해의 레코드상’ ‘신인상’ 등 5개 부문을 휩쓸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그는 비자 문제로 시상식에 참석할 수 없게 되자 런던의 한 스튜디오에서 공연을 펼쳤고, 이 영상이 위성으로 생중계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와인하우스는 낭만적인 1960년대 솔과 모던한 힙합을 결합한 개성 있는 음악을 추구해 왔다. 청소년기 심각한 외모 콤플렉스가 있었던 그는 데뷔 후 짙은 눈화장과 파격적인 의상, 문신으로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수년간 약물 중독과 알코올의존증에 시달려 왔으며 최근 런던에 있는 재활원에서 치료를 받기도 했다.
지난달 18일에는 세르비아의 수도 베오그라드에서 유럽투어를 시작했으나 예정보다 한 시간 늦게 공연장에 나타났고, 비틀거리며 무대에 올라 공연 도중 마이크를 떨어뜨리고 가사를 잊어버려 2만여 관객의 야유를 받기도 했다. 가정생활도 순탄치 않았다. 2007년 동갑인 블레이크 필더시빌과 결혼했지만 필더시빌은 가정폭력으로 징역형을 살았고, 2009년 와인하우스의 외도로 법정 다툼을 하다 이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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