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다문화가정 어린이 초청, 한국관광공사 ‘펀 여름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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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26일 03시 00분


승마… 수영… 보물찾기… 다문화 어린이들 환호성

25일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가운데 모자 쓴 사람)이 경기 양평군 지평면 미리내캠프에서 전국 다문화가정 및 소외 아동 80명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관광공사는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을 여름캠프로 초청해 2박 3일간 승마와 수영, 운동회 등 다양한 여가활동을 경험하도록 할 계획이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25일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가운데 모자 쓴 사람)이 경기 양평군 지평면 미리내캠프에서 전국 다문화가정 및 소외 아동 80명과 함께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관광공사는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을 여름캠프로 초청해 2박 3일간 승마와 수영, 운동회 등 다양한 여가활동을 경험하도록 할 계획이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여러분, 제가 어느 나라 사람 같아요?”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이 25일 경기 양평군 지평면 미리내 캠프 강당에 모인 전국 다문화가정 및 소외 아동 80명에게 이렇게 묻자 미국, 이탈리아, 프랑스 등 다양한 대답이 쏟아졌다. “나는 한국 사람인데…”라는 이 사장의 말에 고개를 갸우뚱하던 어린이들은 “독일에서 태어났지만 한국에서 30년 넘게 산 한국 사람”이라고 설명하자 비로소 고개를 끄덕였다. 바쁜 집무 속에서도 멀리 양평까지 어린이들을 만나러 온 이 사장은 “우리 집도 다문화가정”이라며 “다문화가정 아이들도 10년 뒤 지금 내가 서 있는 자리에 있을 수 있다는 용기를 심어주기 위해 캠프를 찾았다”고 밝혔다.

한국관광공사는 이날 CJ도너스캠프와 함께 전국의 다문화가정 및 소외 아동들을 초청해 ‘2011 펀(Fun) 나눔 쿨(Cool)한 여름캠프’를 열었다. 이번 캠프는 관광공사가 본업인 관광을 통해 경제, 사회, 문화적으로 소외될 수 있는 아이들에게 ‘여행 나눔’을 실천하기 위해 열렸다.

언어, 문화, 경제적 장벽 때문에 좀처럼 바깥나들이 기회가 없었던 다문화가정 아이들은 캠프장에 도착하자마자 곳곳에 있는 실외 수영장과 승마장, 놀이기구 등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캠프 지도교사가 승마, 수영, 운동회, 보물찾기 등 2박 3일간의 캠프 일정을 소개할 때는 어린이들의 입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중국인 엄마를 둔 이지현(가명·초등 5) 양은 “맞벌이라 바쁜 부모님 때문에 좀처럼 여행을 다닐 기회가 없었는데 이렇게 친구들과 신나는 경험을 할 수 있어 앞으로의 캠프 일정이 정말 기대된다”고 말했다. 관광공사는 이번 캠프를 시작으로 8월까지 6차례의 여름캠프를 열어 총 480명의 다문화가정 및 공부방 어린이들을 초청할 계획이다.

한국의 관광자원을 개발해 세계에 알리기 위해 노력 중인 관광공사가 최근 관심을 집중하는 이슈는 ‘다문화’다. 외국계로서는 처음으로 공기업 사장직에 오른 이참 사장 자신이 다문화가정의 가장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토종 한국인보다 더 한국 관광의 매력을 자랑하는 이 사장은 “다문화가 앞으로 큰 자산이 돼 한국 관광뿐 아니라 한국 사회 전체에 풍요로운 발전 토대가 될 것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관광공사는 일반인들이 관광공사의 여행 나눔 캠페인에 동참할 기회도 마련했다. 관광공사 홈페이지(www.visitkorea.or.kr) 또는 CJ도너스캠프(www.donorscamp.org)에서 진행되는 간단한 여름휴가 설문에 참가하면 어린이들의 간식비용을 후원할 수 있게 했다.

이 사장은 “바깥사회로 드러나는 걸 꺼릴 수 있는 다문화가정이 국내 여행에 더 나선다면 사회 통합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이고 아빠 혹은 엄마의 고향이 있는 해외에 우리 관광지의 경쟁력을 알리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관광공사는 이를 위해 하나투어와 손잡고 다음 달부터 연말까지 6회에 걸쳐 다문화가족들이 국내를 돌아다니며 한국의 문화, 역사, 자연을 이해하는 ‘다문화가족 희망여행단’도 꾸릴 계획이다.

양평=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이충우 인턴기자 고려대 영어영문학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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