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히말라야 패러글라이딩 횡단 비행 원정대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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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13일 03시 00분


“발 아래 히말라야”… 神들의 하늘길 6개월간 6000km 난다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산맥 2400km를 패러글라이딩으로 횡단하는 히말라야 원정대가 12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로 출발했다. 본보는 원정대와 동행하며 히말라야의 비경을 독자들에게 전할 예정이다. 본보 이훈구 기자(왼쪽부터), 함영민 대원, 송진석 
단장,박정헌 원정대장, 홍필표 대원 등이 출발에 앞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인천=김동주 기자 zoo@donga.com(위쪽 
두번째)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산맥 2400km를 패러글라이딩으로 횡단하는 히말라야 원정대가 12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로 출발했다. 본보는 원정대와 동행하며 히말라야의 비경을 독자들에게 전할 예정이다. 본보 이훈구 기자(왼쪽부터), 함영민 대원, 송진석 단장,박정헌 원정대장, 홍필표 대원 등이 출발에 앞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인천=김동주 기자 zoo@donga.com(위쪽 두번째)

그들은 치명적 아름다움을 향해 날아올랐다. 그곳의 아름다움은 위험하다. 수직의 얼음벽과 눈의 거처로 이루어진 히말라야. 그 아름다움에 넋을 잃으면 위험이 닥친다. 그 차가운 미(美)의 상공에는 살을 에는 바람이 불고 있다.

비가 내리던 12일 오전, 세계 최초의 히말라야 패러글라이딩 횡단 비행에 나서는 박정헌 대장(40)과 홍필표(44) 함영민 대원(41)은 파키스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본보 사진부 이훈구 기자를 비롯해 9명의 원정대원은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했다. 19일에는 해발 3840m의 자니패스에 베이스캠프를 설치하고 25일 첫 비행에 나설 예정이다. 자니패스를 출발해 K2, 낭가파르바트, 안나푸르나, 칸첸중가 등 히말라야를 대표하는 거봉 사이를 날아 2012년 1월 말 부탄의 토브랑마캉에 도착하는 6개월간의 대장정이다. 직선거리는 2400km지만 봉우리 사이사이를 돌아 비행함에 따라 총 비행거리는 6000km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날아오르기 어려운 지역에서는 해발 3000m 이상까지 등반한 뒤 비행할 예정이다. 지상으로 이동하는 거리만도 1500km를 넘는다.

대원들은 지난 수년간 히말라야 일대의 기상 데이터를 측정했다. 출발 당일 파키스탄 현지에는 열대성 폭우가 쏟아졌다. 그럼에도 박 대장은 여유가 넘쳤다. “잠을 매우 푹 잤습니다. 폭우가 내린다고 하지만 3000m 이상 지역은 큰 문제가 없을 겁니다”라며 껄껄 웃었다.

패러글라이딩 국가대표 출신인 홍 대원은 “평생 패러글라이딩을 해 왔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패러글라이딩을 잘 모르는 것 같다. 패러글라이딩을 널리 알리고 내 인생에서도 무언가를 남기고 싶어 도전했다. 가슴이 설렌다”고 말했다.

대원들은 주로 4000∼7000m 상공을 비행할 예정이다. 원정대 단장인 송진석 한국활공협회장(54·진글라이더대표)은 “8000m급의 히말라야 봉우리들이 북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막아준다. 따라서 히말라야 남쪽 3000∼7000m에는 비교적 안정된 기류가 형성돼 있다. 대원들은 이 기류층을 따라 날아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3000m 이상 상공에서는 영하 30도의 혹한과 싸워야 한다. 특히 공중에서 손을 쓰며 비행해야 하기 때문에 손가락이 시린 것이 가장 큰 고통이다. 히말라야에서 8개의 손가락을 잃은 박 대장으로서는 세밀한 비행조종도 쉽지 않은 일이다. 송 회장은 대원들을 위해 전기배터리로 난방이 되는 장갑을 지원했다. 또 각종 장비가 고장 날 경우를 대비해 영하 30도 이하의 냉동 창고에서 실험을 마쳤다.

대원들은 산비탈을 따라 오르는 ‘사면상승풍’을 타고 공중에 솟은 뒤, 지표면을 데우고 상승하는 열(熱)기류의 기둥을 타고 상승한다. 함 대원은 “상승기류의 초속이 20m 이상 될 때는 무섭게 하늘로 올라간다. 두려울 때도 있다”고 말했다. 공기 중 산소가 희박하기 때문에 산소통을 메고 비행한다. 비상 착륙훈련도 실시했다. 걸어서 산을 올라가 비행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장비의 경량화는 필수. 송 회장은 수년간 연구한 ‘스카이텍스 27’이라는 첨단소재로 장비를 만들었다. m²당 27g에 불과한 초경량 소재.

그러나 고산지대의 기후는 변화무쌍하다. 히말라야는 아름답기도 하지만 수많은 산악인의 목숨을 앗아간 무자비한 곳이기도 하다. 대원들은 용기와 겸손, 그리고 협동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동영상=모터패러글라이딩 쉽지않아!=합천상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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