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디슨 건스트 양(가운데)과 어머니 메르세데즈 건스트 씨(왼쪽), 김영목 뉴욕 총영사가 시상식이 끝난 뒤 활짝 웃고
있다.(왼쪽), 한국 가수 장우혁의 ‘주말 밤’을 배경음악으로 매디슨 건스트 양이 열정적인 춤을 선보이자 관객들이 환호하고 있다.
뉴욕=박현진 기자 witness@donga.com
“한국 아이돌 가수 중에 아시아계는 있지만 서양인은 없잖아요. 제가 처음으로 비(非)아시아계 한국 아이돌 가수가 되고 싶어요.”
미국 플로리다 주에서 온 매디슨 건스트 양(15·노바고등학교 1학년)이 빼어난 춤 솜씨로 뉴욕에서 처음 열린 케이팝(K-POP) 콘테스트에서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뉴욕한국문화원이 한류(韓流)사이트인 올케이팝닷컴과 함께 16일 맨해튼 센트럴파크에서 연 콘테스트에서는 93개 팀이 예선을 벌여 8개 팀이 결선에서 경합을 벌였다. 1000여 명의 관객이 모인 가운데 열린 콘테스트는 미국인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케이팝의 국제화 가능성을 보여준 무대였다.
대상을 차지한 건스트 양은 올해 초 친구가 유튜브에서 내려받아 보여준 한국 아이돌 가수의 뮤직비디오를 보고 케이팝에 흠뻑 빠졌다고 한다. 그는 이날 가수 장우혁의 ‘주말 밤’을 배경음악으로 춤을 완벽하게 소화해 무대를 뜨겁게 만들었다.
“하루에 한 시간씩 유튜브를 보고 춤 연습을 했고 대회 일주일 전부터는 연습한 것을 녹화해 춤 동작을 고쳐갔어요. 한국에 가면 꼭 장우혁 오빠를 만나고 싶어요.” 그녀는 11월 한국에서 열릴 ‘세계 케이팝 콘테스트’ 참가자격을 획득했으며 아시아나항공의 협찬으로 왕복 항공권을 받았다. 어머니 메르세데즈 건스트 씨는 “딸이 자랑스럽다. 딸의 꿈을 밀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첫 무대에 올랐던 뉴저지 주 출신 첼린 버크 씨(20·로체스터기술대 2학년)는 내려오자마자 울음을 터뜨렸다. 오빠인 윌리엄 버크 씨도 “동생이 너무 열심히 준비했다”며 눈물을 흘렸다. 첼린 씨는 “케이팝의 매력은 서양음악과는 다른 리듬과 비트”라며 “주위 친구들도 한국 아이돌 가수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다른 참가자들도 “미국 가수들과 달리 여러 명이 무대에 오르는 한국 아이돌 그룹이 색다르다”고 말했다.
이날 심사위원장을 맡은 김영목 뉴욕총영사는 “젊은이들이 한류를 단순히 이국적 문화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것으로 받아들이려는 모습을 확인한 날”이라며 “문화가 퍼지면 그 나라의 모든 것이 확산되기 때문에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한류 지원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센트럴파크에서는 미 동부 한식세계화추진위원회의 주최로 ‘제2회 코리안데이’ 행사도 함께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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