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핸더슨 “모기장… 텐트… 이재민에게도 맞춤구호품 필요”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8월 19일 03시 00분


NGO ‘셸터박스’ 창립자
英 톰 핸더슨 씨 방한

“1999년 어느 날 집에서 TV로 재난 뉴스를 보던 순간이었다. 재난 지역에 구호 트럭이 도착해 물품을 던져 주자 이재민들이 달려드는 장면이 나왔다. 갑작스러운 재난으로 모든 것을 잃은 그들이 왜 존엄성까지 잃어가며 트럭을 향해 달려들어야 하는가?”

긴급구호 전문 비정부기구(NGO) ‘셸터박스(Shelterbox)’의 창립자인 영국의 톰 핸더슨 씨(61·사진)는 18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구호 단체 설립 동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핸더슨 씨는 한국 국제교류재단이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연 ‘재난 관리를 위한 국제협력’ 세미나에 참석차 방한했다.

2001년 영국에서 발족한 셸터박스는 재난 발생시 필수물품 등을 담은 구호상자를 신속히 재난 지역에 보내는 것이 주요 활동이다.

그가 보여준 셸터박스 사진 속에는 망치, 랜턴 등 기본 재난장비와 함께 어린이용 색연필이 포함된 것이 눈에 띄었다. 그는 “어른들이 복구 작업에 정신없을 때 아이들이 스스로 자신을 돌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색연필을 포함시켰다”며 “어른들이 셸터박스를 보고 가장 반기는 품목도 바로 색연필 세트”라고 말했다.

셸터박스 안에는 보통 1000달러(약 107만 원) 상당의 물품이나 장비가 들어간다. 셸터박스는 19개국에 지부를 설치했다. 지금까지 75개국 150여 개 재난 지역의 이재민 60만여 명에게 구호품을 전달했다. 비용은 기부금으로 충당하며 초창기에는 물품 수송을 위해 미 육군 82공습사단의 비행기를 빌려 썼지만 지금은 전세기도 띄운다.

그는 2008년 미국 케이블뉴스 CNN방송이 선정한 ‘올해의 영웅’에 포함되기도 했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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