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 프로그램들은 가난한 사람이 극적으로 성공하는 시나리오를 좋아하는데, 그런 억지로 만들진 않겠습니다. 상금 액수를 가지고 얄팍한 상술을 부리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음반 제작비는 방송사에서 따로 대시기를 바랍니다.”(양현석)
“오디션 프로의 본질은 스타의 탄생인데 프로가 끝난 뒤 인정받는 스타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한계가 드러난 거죠.”(박진영)
케이팝(K-pop·한국대중가요) 열풍을 이끌고 있는 두 사람의 입에서 거침없는 말들이 쏟아졌다.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SBS ‘서바이벌 오디션 K팝 스타’ 제작발표회에서 심사위원을 맡은 박진영 JYP 프로듀서와 양현석 YG 사장은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진짜 스타를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Mnet의 ‘슈퍼스타 K’와 MBC의 ‘위대한 탄생’에 이어 뒤늦게 오디션 프로그램 시장에 뛰어든 SBS는 국내 3대 기획사인 SM JYP YG와 손잡는 전략을 내세웠다. 우승자는 3개 기획사 중 한 곳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SM 측 심사위원인 보아는 이날 일본 콘서트 때문에 불참했다.
두 사람은 심사 기준에 대해 “잠재적인 가능성이 중요하다. 해외 활동까지 염두에 둔 훈련과 교육을 버틸 성실함과 자기관리 능력이 있는지도 눈여겨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인성 평가 기준에 대해서는 의견 차를 보이기도 했다. 박진영은 “나는 착한 친구들을 좋아한다. 우리 회사 애들은 조권을 빼면 숫기가 없어 오락 프로에서 못한다. 하지만 성실하고 겸손하다”고 했다. 반면 양현석은 “나는 못돼 보이는 사람을 뽑는다. 무대 위에서 강하고 못돼 보이는 것도 카리스마라고 본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과 일본에서 불고 있는 혐한류(嫌韓流)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박진영은 “해외 가수가 내한해 한복을 입으면 박수를 치면서도 한국 가수가 해외에 가서 그 나라 전통을 따르면 반발이 너무 심하다. 우리가 다른 문화를 포용하고 함께 즐기면 혐한 분위기도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작진은 5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시작으로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중국 베이징, 프랑스 파리 등 4개국 5개 도시에서 해외 오디션을 진행한다. 국내 오디션은 18일 ARS 예선이 끝나며 다음 달 초순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방송은 12월로 예정돼 있다.
제작을 맡은 박성훈 PD는 “슈퍼스타 K는 발랄하고 위대한 탄생은 우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우리는 발랄하고 우직한 길을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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