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술 발명 이전에 성경책을 보급하던 방식을 그대로 이용해 13년에 걸쳐 제작한 성경이 공개됐다.
미국 미네소타 주 세인트존스대와 세인트존스 수도원이 협력해 가로 60cm, 세로 90cm 크기의 성경을 완성했다고 AP통신이 16일 전했다. 1998년 계획이 세워진 성경 필사 프로젝트는 2000년 재의 수요일에 첫 구절이 쓰인 뒤 올해 5월 9일 요한계시록의 마지막 구절인 ‘아멘’이 쓰이면서 완성됐다. 구텐베르크 금속활자가 발명되기도 전인 500년 전 방식을 따라 거위와 백조 깃털로 만든 깃펜과 잉크를 이용해 오랜 시간이 걸렸다. 7권을 합쳐 총 1150쪽인 이 성경을 제작하는 데 수도사 145명이 참여했고 약 800만 달러(약 90억 원)가 들었다.
성경에는 천연색 삽화도 실렸는데 9·11테러로 무너진 뉴욕 세계무역센터 등 최근의 이미지가 담긴 삽화도 포함됐다. 에제키엘서의 ‘마른 뼈의 계곡’ 구절 아래에는 크메르 루주 희생자의 해골과 홀로코스트 희생자의 안경 등의 삽화도 그려졌다.
세인트존스 수도원은 풀 사이즈 복제품인 헤리티지 에디션을 한정 제작해 한 세트에 14만 달러(약 1억5500만 원)에 판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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