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수봉씨, 70인조 오케스트라 70인조 합창단과 내달 콘서트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23일 03시 00분


“10·26으로 장사한다고요?
음악인 모습 보여드릴게요!”

“전쟁기념관에 답사를 갔더니 예전 제가 군사재판에 나갔던 육군본부가 보이더군요. 그때 쓰러지지 않고 30여 년이 지난 지금 이곳에서 공연한다는 사실에 만감이 교차했어요.”

1979년 박정희 전 대통령 시해 사건 현장에 있었다는 이유로 방송 활동을 중단해야 했던 가수 심수봉 씨(56)가 다음 달 8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평화의 광장 야외무대에서 ‘THE 심수봉 심포니’ 공연을 갖는다.

2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연 그는 “어떤 이는 내가 고통받은 건 모르고 ‘10·26사태로 장사한다’고 하는데, 이제 음악인으로 우뚝 서 있다는 걸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데뷔 후 처음으로 제대로 준비한 무대를 선보이게 됐다’는 이번 공연에서 심 씨는 70인조 오케스트라, 70인조 합창단과 함께 무대에 오른다. ‘백만 송이 장미’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등 모든 노래를 오케스트라 반주로 편곡했다. “음악의 영감을 클래식에서 받는데, 이번 공연에 클래식이라는 큰 옷을 입혔다”고 설명했다. 국악 포크 재즈 등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부르며 직접 기타를 치는 모습도 보여줄 예정이다.

그는 데뷔 33년 만에 첫 디지털 싱글 ‘나의 신부여’를 19일 발매했다. 이 노래에 대해 심 씨는 “누군가가 내 곡 중 하나만 캡슐에 넣으라면 이 곡을 고를 것”이라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잔잔한 가스펠풍의 이 곡은 심 씨 매니저의 결혼식을 위해 지은 노래다.

“‘사랑밖에 난 몰라’가 제 인생의 주제곡일 정도로 줄기차게 사랑을 노래했어요. ‘나의 신부여’는 물질이나 조건에 갇혀 있지 않은 순수한 사랑 노래죠. 이 노래를 부를 때마다 눈물이 나요.” 그는 이날 간담회 자리에서 이 노래를 부르면서도 눈물을 훔쳤다.

아이돌 가수들이 전설적인 선배들의 노래를 부르는 KBS2 ‘불후의 명곡2’에서 심 씨는 첫 번째 ‘전설’로 소개됐다. “전설이라는 말이 쑥스럽지만 단순한 수식어에 그치지 않고 진정성을 가질 수 있게 음악적으로 많은 노력을 하겠습니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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