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복무중인 ‘천안함 故 이상민 하사’의 사촌동생 2명 “형 뒤를 이어 우리 바다 사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4일 03시 00분


“상민이 형의 뒤를 이어 바다를 지키겠습니다.”

해군 1함대 이상연 상병(21)과 2함대 권재성 이병(20)은 지난해 3월 천안함 폭침사건으로 숨진 이상민 하사의 사촌동생이다.

이 상병은 지난해 10월 “상민이 형이 마치지 못한 군 복무를 나라도 마치겠다”며 해군에 입대했다. 이 상병의 부모는 물론이고 큰아버지인 이 하사의 아버지는 당시 크게 반대했다. 가족들은 “상민이를 잃은 상실감이 채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상연이마저 해군에 보낼 수 없다”며 말렸다.

그러나 이 상병은 “나도 형의 죽음으로 큰 충격을 받았으나 형의 뜻을 이으려면 해군에 입대해야 한다”며 가족을 설득했다. 이 상병은 입대한 뒤 함정 근무를 원했지만 헌병으로 차출됐다. 현재 1함대 헌병대대 소속 경계병으로 근무하고 있다.

권 이병은 이 하사의 고종사촌 동생으로 처음에는 해군에 지원했다는 사실 자체를 숨겼다. 권 이병은 올 7월 해군에 합격한 뒤에야 “두 형에 이어 저도 해군에서 근무를 하고 싶다”고 가족에게 밝혔다. 그는 “상민이 형이 전사했고 상연이 형마저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해군에 입대해 저까지 해군에 가고 싶다고 말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권 이병은 현재 이 하사와 같은 2함대 소속으로 천안함과 같은 규모의 초계함인 부천함에서 갑판병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는 “상민 상연이 형과 어릴 때부터 잘 뭉쳐서 놀았다. 장난으로 시골 구멍가게 물건을 훔쳤을 때 상민이 형에게 무척 혼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들의 해군 입대로 이 하사의 아버지 이재우 씨(53)와 남동생 이민우 씨(47), 여동생 이정희 씨(42) 삼남매는 모두 외아들을 해군에 보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