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 딛고 희망 짓다… ‘복지부 자활명장’ 강승임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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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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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후 기초생활수급자로 생활
아동급식 ‘행복도시락’으로 재기

강승임 씨(48·여·사진)는 사업에 실패한 남편과 2003년 헤어진 뒤 기초생활수급자가 됐다. 당시 초등학생인 아들과 딸을 키워야 했다. 그저 막막해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절망에 빠질 무렵 지역 결식아동에게 도시락을 제공하는 ‘행복도시락 사업단’에서 일하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받았다. 비로소 강 씨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일을 할 수 있고, 아이들을 키울 수 있다는 생각에 기쁘기까지 했다.

일은 고됐다. 도시락 준비를 하려면 평소에는 오전 7시, 방학에는 오전 4시 반까지 출근해야 했다. 낮에 일하면서도 밤에는 조리사 자격증을 준비했다. 다른 아이 식사를 챙기면서 정작 자기 아이 식사는 챙기지 못해 미안했다. 그래도 두 아이가 공부도 제법 하고 그늘 없이 자라는 걸 보면 열심히 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은 강 씨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2009년 자활공동체로 독립하면서 ㈜행복도시락을 만들었다. ‘행복도시락’은 300여 명의 아동에게 날마다 급식을 제공한다. 예비군 도시락, 한국마사회 간식 납품건을 따내면서 월 매출 1억 원을 돌파했다.

그러나 항상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자활공동체에는 건강 때문에 다시 형편이 어려워져 심적으로 고통받는 사람이 많았다. 그들을 모두 잘 꾸려가자니 버겁기도 했다. 하루도 빠짐없이 일과를 끝낸 후에는 모여앉아 대화하며 개선점을 찾으려 했다. 격려도 잊지 않았다. 팀워크가 살아났다. 그런 위기를 겪으면서 사업은 번창했다.

강 씨는 이제 남을 도울 차례라고 말한다. 자활 경험을 살려 2008년 소액대출 업무를 하는 한국판 그라민은행인 ‘해밀협동조합’을 세웠다. 자활공동체에 참여한 137명이 5000∼5만 원을 냈다. 이렇게 모인 2000만 원이 종잣돈이 됐다. 신용은 낮아도 사업가능성과 자활의지가 있는 경기 성남의 저소득 주민을 대상으로 재기에 필요한 자금을 빌려주고 있다.

자활 일자리가 검은 터널을 빠져나오는 빛이 됐다는 강 씨가 4일 보건복지부 올해의 자활명장에 선정됐다. 근로능력이 있는 기초생활보장급여 수급자가 자립에 성공한 대표적 사례로 인정받은 것이다.

‘드림박스’ 최지용 대표도 선정

이와 함께 복지부는 ‘박스제조업 드림박스’ 대표 최지용 씨(41)도 자활명장으로 선정했다. 최 씨는 2005년부터 광주북구일터지역자활센터의 자활 일자리에 참여하다 2008년 1월 자활공동체 ‘박스제조업 드림박스’를 출범시켰다. 드림박스는 그해 12월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으며 올해 매출 8억 원을 돌파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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