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사망한 애플의 공동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항상 검은색 터틀넥과 리바이스 청바지, 뉴밸런스 운동화 차림을 고수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 같은 옷차림은 잡스의 트레이드마크가 돼 사후 그와 관련된 패션상품이 불티나게 팔리는 현상까지 낳았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잡스가 어떤 계기로 검은색 터틀넥을 즐겨 입게 됐는지가 곧 출간되는 전기 ‘스티브 잡스’에서 공개됐다고 11일 보도했다.
전기 내용에 따르면 1980년대 일본을 방문한 잡스는 소니 직원들이 똑같은 유니폼을 입는 것을 신기하게 생각해 모리타 아키오 당시 소니 사장에게 이유를 물었다. 모리타 사장은 “전쟁 뒤에 직원들이 입을 옷이 마땅치 않아 기업 차원에서 직원들의 복장을 대신 마련해 줬고 이것이 나중엔 직원들을 단합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 얘기에 깊은 인상을 받은 잡스는 소니의 유니폼을 만든 디자이너 이세이 미야케에게 부탁해 직원 유니폼용 샘플 몇 개를 갖고 귀국했다.
하지만 애플의 직원들은 잡스의 유니폼 아이디어를 좋아하지 않았다. 잡스는 당시 “직원들이 내 아이디어를 싫어했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이 일을 계기로 잡스는 이세이와 친분을 쌓게 됐고 정기적으로 만났다. 잡스는 직원 유니폼은 몰라도 편의성과 개성을 위해 자기만의 유니폼을 입는 것은 필요하다 생각하고 이세이가 디자인한 검은 터틀넥 수백 장을 받아 입기 시작했다.
작가 월터 아이잭슨은 전기에서 “잡스가 자기 옷장에 걸려있는 터틀넥들을 보여주며 평생 입을 만큼 충분한 양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서술했다. 잡스의 전기는 24일 시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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