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大총장이 서울대강당 찾은 까닭은?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14일 03시 00분


샌드페블즈 1기 매니저 활동
창단 40주년 기념공연 관람

12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서울대 문화관에서 김병철 고려대 총장(왼쪽)과 부인 김명희 여사가 샌드페블즈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12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서울대 문화관에서 김병철 고려대 총장(왼쪽)과 부인 김명희 여사가 샌드페블즈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주말인 12일 오후 3시 김병철 고려대 총장이 부인 김명희 씨와 함께 서울 관악구 신림동 서울대 문화관 대강당을 찾았다. 고려대 총장이 서울대에는 무슨 일로 간 걸까.

이날 대강당에서는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 그룹사운드 동아리인 ‘샌드페블즈’의 창단 40주년 기념 콘서트가 열렸다. 1971년 창단한 샌드페블즈는 1977년 제1회 MBC 대학가요제에 출전한 6대 멤버들이 ‘나 어떡해’로 대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린 밴드다.

서울대 축산학과 출신인 김 총장은 1971년 샌드페블즈의 1기 매니저로 활동했다. 주대명 가톨릭대 교수(보컬), 윤장배 전북대 교수(베이스), 정학상 팜스코 대표(색소폰, 건반), 장세권 경우시스테크 대표이사(기타), 이남묵 중국 상하이(上海) 삼보자동차에어컨 회장(드럼), 김동만 씨(기타) 등 1기 6명과 함께 창단 멤버로 활동했다. 악기 연주를 하지 않았던 김 총장은 매니저로서 공연 일정을 관리하고 기금 모금을 담당했다. 김 총장은 “멤버 모두 대학등록금과 생활비를 털어 당시 금액으로 50만 원이 넘는 비싼 악기를 사들였을 정도로 많은 애정을 쏟은 동아리였다”고 회고했다. 당시 국립대인 서울대 등록금은 2만3000∼2만4000원 수준이고 사립대 등록금은 5만5000원 안팎이었다고 창단 멤버들은 기억했다.

당시 농생대 캠퍼스가 있던 경기 수원시에서는 유일한 그룹사운드였다 보니 창단 첫해부터 인기가 좋았다고 한다.

이들이 밴드 활동을 시작하면서 약속했던 큰 원칙은 ‘할 일은 하고 놀자’는 것. 대학 2학년 1년 동안만 활동하고, 쓰던 악기까지 후배에게 고스란히 물려주는 샌드페블즈 특유의 전통도 이런 원칙 때문에 나왔다.

요즘도 1년에 두세 차례 만나 합주를 한다는 1대 멤버는 이날 잇달아 세 곡을 연주하며 녹슬지 않은 실력을 선보였다. 이날 공연에는 2011년도 학번으로 구성된 39대 멤버 등 9개 팀이 참가해 40년을 뛰어넘는 세대 간 화합도 보여줬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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