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금’의 중전마마는 이젠 과거사… 빈국 아동위한 ‘원조 전도사’ 더 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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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26일 03시 00분


■ 박정숙 ATN 대표

드라마 ‘대장금’의 중전마마 역할을 맡았을 때만 해도 빈곤국 지원 같은 이슈에는 큰 관심이 없었다. 말라리아나 풍진 같은 질병에서 어린이들을 보호하는 활동가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해 보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저개발국 아동을 위해 뛰는 글로벌 원조의 전도사가 됐다. 방송 MC이자 배우로 활동했던 박정숙 아시아트레져네트워크(ATN) 대표 이야기다.

“어젯밤에도 국제전화로 회의를 계속하느라 잠을 별로 못 잤어요. 29일 시작되는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에서 개비(GAVI·세계백신면역연합)의 활동을 알리고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할 일이 아주 많아요.”

25일 기자와 만난 박 대표의 얼굴에는 말과는 달리 피곤한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목소리에는 힘이 넘쳤다. 한국에서 열리는 글로벌 개발협력 분야의 최대 규모 행사를 앞두고 살짝 흥분한 모습이었다.

GAVI는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의 지원을 바탕으로 유니세프와 세계보건기구(WHO) 등이 참여해 2000년 만들어진 국제기구다. 빈곤국 어린이들에게 백신 접종 등 보건 분야를 지원하는 일을 해왔다. 박 대표가 설립한 ATN은 2009년부터 GAVI의 한국 측 파트너로 활동하고 있다.

박 대표는 이번 부산 개발원조총회 참석을 위해 처음으로 방한하는 GAVI의 세스 버클리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개발협력 분야의 민간단체 활동, 민관 협력 가능성 등을 논의하는 분임토의에 나설 예정이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명예홍보대사로도 활동하고 있는 그는 “GAVI 업무 외에 부산 총회 자체를 홍보하는 일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고 했다.

2006년 필리핀의 한 빈민촌 교실에서 현지 어린이들과 함께한 박정숙 ATN 대표. 한국국제협력단 제공
2006년 필리핀의 한 빈민촌 교실에서 현지 어린이들과 함께한 박정숙 ATN 대표. 한국국제협력단 제공
박 대표가 이 분야에 뛰어들게 된 계기는 미국 유학이었다.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국제관계학 석사를 마치고 유엔 활동을 도우면서 만난 사람들이 GAVI 측에 자신을 추천하면서 파트너 참여 제안을 받게 됐다고 한다. 그는 업무 스케줄이 빡빡한 요즘도 일본 와세다대 박사과정 코스워크를 끝내고 논문을 준비 중이다.

박 대표는 “한국이라는 좁은 땅에 갇혀 있지 말고 밖으로 조금만 눈을 돌리면 보람 있게 할 수 있는 일이 정말 많다”며 “특히 미래 블루오션(잠재력 있는 미개척 시장)이 될 개발협력과 구호 분야에는 정말 무궁무진한 기회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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