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총격희생 사촌남매, 12명에 새 생명 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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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26일 03시 00분


어른들의 불륜으로 희생당한스미스군-서틀스양 장기기증

미국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24일)을 앞둔 20일 노스캐롤라이나 주 그린즈버러에서 총기사고가 발생했다. 유부남인 랜디 램 씨(40)와 4년 동안 애정행각을 벌이던 매리앤 홀더 씨(36)는 두 사람의 관계를 알아차린 램 씨의 부인으로부터 고소하겠다는 위협을 받자 전날 1만 달러의 수표를 건넸다.

하지만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더 나빠지자 홀더 씨는 20일 이 지역 커뮤니티 칼리지 주차장에서 램 씨를 총으로 쏴 중상을 입혔다. 이어 홀더 씨는 자신의 두 아들, 그리고 함께 키우던 조카 2명, 아들의 여자친구 등 모두 6명을 찾아다니며 차례차례 총격을 가했다. 그러고는 자신도 총으로 목숨을 끊었다. 유부남과의 애정 행각이 빚은 말로는 자신의 목숨뿐 아니라 아이와 친지 목숨마저도 앗아가며 비참하게 막을 내렸다. 조용한 도시 그린즈버러는 무차별 총기난사 사건으로 충격에 휩싸였다. 하지만 일요일의 비극은 곧 희망으로 승화됐다.

총격으로 숨진 아이 두 명은 장기 기증을 통해 12명의 생명을 건졌다.

홀더 씨의 아들인 자카리 리 스미스 군(14)과 조카딸 해나 미셸 서틀스 양(8)의 장기가 각각 7명과 5명에게 이식됐다. 서틀스 양의 오빠인 리처드 서틀스 군(17)은 머리에 총격을 받고 위중한 상태인데 가족들은 리처드 군의 장기 수혜자들이 결정되는 대로 생명유지 장치를 제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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