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는 태국의 한 병원에서 노환과 폐 수술 후유증으로 4일 향년 90세로 별세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노수복 할머니(사진)의 유해를 30일 한국으로 옮겨와 안장할 예정이라고 28일 밝혔다. 유해는 할머니의 부모가 묻혀 있는 경북 안동의 선산에 안장된다.
정대협 관계자는 “생전 고국 땅에 묻히고 싶어 했던 할머니의 바람을 들어드리기 위해 태국 현지 유족과 논의해 이미 화장한 유해를 옮겨오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노 할머니는 21세이던 1942년 부산의 한 우물가에서 빨래를 하다 일본군에게 끌려간 뒤 싱가포르와 태국 등지에서 3년간 위안부 생활을 했다. 1945년 8월 일본이 패전한 뒤 태국 유엔군 포로수용소에 수용된 할머니는 가까스로 탈출했지만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태국 핫야이에 정착했다.
타국에서 온갖 궂은일을 하며 풍파를 겪은 할머니는 우리말은 물론이고 생일까지 잊어버린 채 광복절인 8월 15일을 생일 삼아 지내며 고국을 그리워했다. 할머니는 태국 주재 한국대사관의 도움으로 1984년 40여 년 만에 한국을 방문한 뒤 올해 8월 정대협 초청으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아시아연대회의’ 참석차 세 번째로 한국을 찾았다. 이것이 생전 마지막 고국 방문이 됐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