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그룹의 미래를 이끌어갈 ‘젊은 리더들’에게 공을 들이고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9일 자신의 71세 생일 기념 삼성 사장단 만찬에 부사장들까지 초대해 ‘차세대 리더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이 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 본관에서 그룹 부사장 이상 임원을 부부 동반으로 초대해 생일 기념 만찬을 열었다. 부인인 홍라희 여사와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이부진 호텔신라·삼성에버랜드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제일기획 부사장 등 자녀와 사위인 임우재 삼성전기 부사장, 김재열 삼성엔지니어링 사장도 함께했다.
현재 삼성그룹의 사장은 약 50명, 부사장은 약 150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해외에서 근무하거나 출장 중인 임원 등을 뺀 150명가량(사장 약 50명, 부사장 약 100명)이 참석했다. 삼성의 핵심 경영진과 차세대 사장 후보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참석자들은 꽃다발과 은수저 세트를 선물로 받았고, 김순택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은 참석자 대표로 이 회장에게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활동 사진을 담은 화보집을 선물했다.
이 회장은 이재용 사장, 홍 여사와 같은 차를 타고 도착해 호텔 로비에서 기다리던 이부진 사장과 행사장에 들어섰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전체 단합대회를 하는 느낌이 든다. 2012년 사장단 모임인데 최고경영자 잠재군인 부사장들도 함께해 의미가 있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관계자는 이날 행사에 대해 “지난해 세계경제가 어려운데도 최대 실적을 낸 것을 격려하고 회사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해달라고 미래 사장 후보들인 부사장들에게 당부하기 위한 자리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2010년 3월 경영에 복귀한 뒤 줄곧 ‘젊은 조직’과 ‘젊은 인재’를 강조해왔다. 올해 신년사에서도 “경쟁력은 안에서는 사람과 기술, 밖에서는 사회의 믿음과 사랑에서 나온다”고 말해 인재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삼성과 이 회장이 ‘차세대 리더’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배경에는 소수 정예의 핵심인력 후보로 차세대 리더들을 육성해야 한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삼성의 임원진은 사장, 부사장, 전무가 약 1:3:5의 비율인데 이를 ‘인력 사관학교’로 불리는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과 비교하면 사장에 비해 부사장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GE는 약 200명의 부사장 가운데 한국의 사장에 해당하는 수석부사장이 10∼15%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회장은 10일 홍 여사, 세 자녀와 함께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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