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72명 키워낸 ‘억척 맘 오프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월 16일 03시 00분


남아공 ‘오프라윈프리 여학교’ 첫 졸업식… “우릴 의미있는 존재라고 가르쳐줘 고마워요”

“엄마 오프라(Mom Oprah), 우리가 의미 있는 존재라는 것을 가르쳐줘서 고마워요.”

14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근교 헨리온클립에 있는 여학교 ‘오프라윈프리 리더십 아카데미’ 졸업식장. 졸업생 대표인 마사디 케카나 양이 울먹이며 이렇게 말하자 지켜보던 오프라 윈프리의 눈에도 눈물이 고였다.

4년 전 입학 면접에서 윈프리에게 “학교에 다닐 수 있게 해준다면 결코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약속했던 케카나 양은 졸업 후 미국의 명문 여대 웰즐리대에 전액 장학금을 받고 진학할 예정이다.

졸업장 수여를 위해 단상에 오른 윈프리는 “오늘은 내 딸들이 졸업하는 날”이라며 “10년에 걸친 나의 여정이 오늘에야 결실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윈프리는 “이들은 장차 가족과 사회, 국가를 위해 엄청난 일을 해낼 여성”이라며 “이들의 리더십에 투자한다는 것은 남아공의 미래에 투자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소감을 밝혔다. 졸업식이 끝나자 흰색 원피스와 구두를 맞춰 입은 졸업생들은 윈프리 앞에서 줄루어로 감사의 노래를 불렀다고 ABC방송은 전했다.

윈프리가 4000만 달러를 들여 설립한 리더십 아카데미는 남아공에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은 10대 소녀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6년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2007년 문을 열었다. 아프리카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여성은 30%가 되지 못한다.

윈프리는 아카데미 지원자 3000명을 직접 면접하는 열성을 보이며 가난한 가정 출신으로 배움의 열망이 강한 학생들을 선발했다. 당시 입학생들 중 3명을 제외한 72명이 이날 1회 졸업생으로 졸업장을 손에 쥐었다. 이들은 모두 대학에 진학할 예정이며 상당수는 미국 명문대 입학이 결정됐다. 현재 아카데미에는 400여 명이 재학 중이다.

졸업식에서 학생들과 어울려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른 윈프리는 “교육은 아프리카의 젊은 여성들을 빈곤의 악순환에서 벗어나게 해줄 것”이라며 “나는 오늘 졸업장을 받은 한 명 한 명의 자랑스러운 엄마”라고 말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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