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 장위3동에서 30년째 문구점 ‘거북사’를 운영하는 김영식 씨(61)는 국제적 ‘스타’로 통한다. 그는 곱슬머리부터 튀어나온 배, 턱 아래로 처진 살, 커다란 선글라스 등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쏙 빼닮은 외모로 주목을 받아왔다.
김 씨는 1995년 김진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에서 김정일 역을 맡으며 데뷔했다. 그는 “김정일 닮은꼴로 유명해진 뒤부터는 조금이라도 더 닮기 위해 북한 사투리를 배웠고 원래 곱슬머리었지만 더 풍성하게 하기 위해 3, 4개월마다 한 번씩 파마를 해왔다”고 말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15일 “지난해 12월 김 위원장이 사망한 후 많은 북한 주민들이 눈물을 흘렸지만 가장 슬퍼한 사람은 한국의 대역배우 김영식 씨”라고 소개하며 김 위원장과 꼭 닮은 김 씨 사진을 기사와 함께 소개했다. 실제로 김 씨는 요즘 자신의 부업인 김정일 역할이 김 위원장의 사망으로 끝날지 모른다고 염려하고 있다.
“김정일 사망 소식을 듣고 수백 통의 전화를 받았어요. 남의 일 같지 않더라고요. 앞으로 일이 끊기게 될 것도 걱정되고…. 다행히 아직은 사망 직후여서 그런지 방송 출연 요청이 많네요.”
가디언은 영국에서 유명인사 대역을 조달하는 회사를 운영하는 프란체스크 맥더프밸리 씨의 말을 빌려 “연예계에선 슈퍼스타가 숨진 뒤 대역들이 더 바빠지는 경향이 있다”며 “보통 6개월은 추모기간이라 잠잠하지만 이후부터는 달라진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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