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부임한 성 김 주한 미국대사가 21일 ‘한국을 사랑하는 대사 모임(한사모)’에 처음 참석해 신고식을 치렀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영어로 얘기하는 김 대사도 이날만큼은 ‘모국어’인 한국어로만 얘기했다. 렌젤 미클로시 헝가리 대사가 관저로 한사모 회원들을 초청한 자리에서였다.
한사모는 이만섭 전 국회의장이 2001년 의장 재임 시절 서울에 주재하는 각국 대사를 접견하면서 한국어를 잘하는 대사들에게 친밀감을 느끼면서 시작됐다. ‘한국어를 사용하는 대사들의 모임’이라는 뜻으로 처음 시작된 이 모임에선 한국어로만 말한다면 어떤 주제도 거리낌 없이 토론할 수 있다. 의전을 중시하는 대사들이지만 격월로 만나는 이 모임에서 서열은 오직 나이 순서로 결정된다. 이 전 의장은 22일 “한사모에 참석하는 대사들은 나를 ‘큰 형님’이라고 부른다”며 “이번 모임도 국내외 정세를 두고 자유롭게 한국어로 토론했는데 아무래도 대사들이 한국 총선과 대선에 많은 관심을 보이더라”고 전했다.
현재 한국어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는 주한 대사는 김 대사와 미클로시 대사 외에도 쩐쫑또안 베트남 대사, 무토 마사토시(武藤正敏) 일본 대사, 고려인 출신으로 주한 외교사절 단장을 맡고 있는 비탈리 편 우즈베키스탄 대사 등 5명이다.
이 전 의장을 ‘오라버니’로 부르던 캐슬린 스티븐스 전 대사가 떠났지만, 곧바로 한국어를 잘하는 미국대사가 부임한 것에 대해 한사모 대사들은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한사모 모임은 부부 동반으로 열린다. 그러나 이번 모임에는 김 대사와 무토 대사가 홀로 참석했다. 김 대사의 부인은 자녀 학교 문제로 미국에 머물고 있고, 무토 대사의 부인은 최근 넘어져 다치는 바람에 참석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 전 의장은 이날 “초대 한사모 모임에 참석했다가 귀국했던 둘라트 바키셰프 카자흐스탄 대사가 다시 한국에 부임해 다음 모임부터 참석하겠다고 알려왔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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