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최선을 다해 유학생들을 도우려 하지만 아직 담당할 부서도 정해지지 않아 예산 지원 등에 대해 이야기할 곳이 없다”며 답답함을 드러냈다.
지난해 12월 총유학생회장 선거가 마무리됐을 당시 허 씨에 대한 언론과 대학가의 관심은 뜨거웠다. 경희대 측에서도 총유학생회 회장 선출을 반기며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지만 담당 부서 지정과 예산 분배 과정에서 시간이 걸리며 개강 후 한 달이 지난 현재까지도 뚜렷한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달 15일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경희대 학생회관 2층에서는 총유학생회가 개최한 ‘OPEN DAY’ 행사가 있었다. 유학생뿐만 아니라 한국인 학생들까지 초대해 총유학생회의 출범을 알리는 자리였지만 학생회실에는 책상이나 의자, 내선전화 등의 비품들도 제대로 지원되지 않아 썰렁한 분위기였다. 그나마 남학생 휴게실에서 쓰던 책상과 의자 몇 개가 놓여 있을 뿐이었다. 학생들은 허전한 가운데 행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허 씨는 “총유학생회는 학점관리 특강이나 학습도우미 사업 등을 3월부터 진행하고자 했지만 일부 단과대에서만 진행하거나 아직 시작도 못한 사업도 많은 실정이다”라며 “학교가 도와주지 않으면 우리가 잘해 내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나 허 씨는 실망보다는 기대를 택했다. 그는 총유학생회에서 준비한 사업을 설명할 때는 신이 난 말투로 말하다가 ‘약간은 서툰’ 자신의 한국어 때문에 혹 이해를 못할까봐 종이에 열심히 메모하는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허 씨는 “지원이 늦어지면서 학생회 운영상 가장 중요한 시기인 3월에 아무것도 못해 아쉽긴 하지만 학교 상황도 이해한다”며 “무슨 일이든 처음부터 잘되는 것이 있겠느냐”는 말과 함께 밝은 표정을 지었다.
점심시간이 훌쩍 지난 시간까지 밥도 못 챙겨 먹을 정도로 바쁘다는 그는 계획서와 책이 가득 찬 가방을 보여주며 “수업에다 총유학생회 회의에다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란다”고 말했다.
경희대 관계자는 “한 번 결정되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는 사항인 만큼 학생과 학교 측 모두 만족할 만한 합의를 하기 위해 시간이 걸리고 있다”며 “주무 부처가 정해지면 최대한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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