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사태 다룬 연극 ‘카메라를∼’ 공연 아부 사다 씨 “시위자 고문-구타 증언 모두 사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18일 03시 00분


“공연 때문에 귀국 후 수감될 수도”

시리아의 상황은 언론에서 보도하는 것보다 더 심각합니다. 전쟁 상황입니다. 정부의 감시를 피해 이번 작품을 완성한 후 한국에서 처음 공연하지만 국내로 돌아가면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릅니다. 운이 나쁘면 수감될 수도 있겠죠.”

현재 시리아의 정치 사회적 상황을 무대로 옮긴 연극 ‘카메라를 봐 주시겠습니까’가 17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공연을 시작했다. 시리아는 지난해 3월 시작된 반정부 시위가 정부군과 반군의 내전 상황으로 격화된 상태다.

이날 공연에 앞서 언론 시연회를 한 뒤 기자회견에 나선 시리아 연출가 오마르 아부 사다 씨(35·사진)와 공연 스태프, 배우들은 침울한 표정이었다.

공연은 반정부 시위에 참여했다가 불법 감금된 시리아인들의 증언을 수집해 다큐멘터리로 제작하는 노라(난다 무함마드)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아부 사다 씨는 “노라는 가상의 인물이지만 증언들은 실제”라고 말했다. 이 실제 인물들이 시리아 경찰에게 당한 고문과 구타의 경험을 녹화된 화면 속에서 적나라하게 밝힌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에 따르면 시리아에서는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후 13개월 동안 민간인 7972명을 비롯해 총 1만1117명이 숨졌다.

시리아의 현실을 실험적인 형태로 무대화해온 아부 사다 씨는 “지난해 방한했다가 시리아의 민주화 투쟁 상황을 공연으로 만들어 보면 어떻겠느냐는 ‘페스티벌 봄’과 두산아트센터의 제안을 받고 이 작품을 구상했다. 폭력적인 권력에 맞서는 사람들의 보편적인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일어나는 혁명을 예술적 형태로 무대에 옮겨 소통하자는 게 목적이지 공연을 통해 동정이나 위로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귀국했다가 레바논 베이루트에서도 공연할 계획이다. 공연은 29일까지. 3만 원. 02-708-5001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아부사다#시리아#시리아인권관측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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