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이자 라이벌인 이분(패티김)이 빨리 없어지는 게 제 ‘희망사항’이었습니다. 근데 (이분) 자서전 집필하는 일까지 저지르게 됐습니다. 허허허.”(조영남)
가수 패티김(74)이 자서전 ‘그녀, 패티김’(돌베개)을 출간했다. ‘조영남 묻고, 패티김 이야기하다’가 부제다. 지난해 여름 은퇴를 결심한 패티김이 조영남(68)의 서울 청담동 집 응접실을 여러 차례 찾아 나눈 대화를 조영남이 정리해 책으로 옮겼다.
18일 오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조영남은 “사상 초유의 대화체 자서전을 만들었다”며 “패티김 누이가 어눌하다고 알려졌는데 실제 만나보니 노래하듯 명료한 언어 구사력을 갖고 있어 그대로 옮겨보고자 했다”고 말했다.
패티김은 “자서전 출간 제의를 받고도 꺼려 왔는데 날 가장 잘 아는 데다 책도 재밌게 쓰는 (조)영남이에게 맡기면 맘이 놓일 것 같았다”며 “지난해 여름 냉면집에서 만나 은퇴 결심을 고백했더니 냉면 가락을 휘젓던 젓가락을 딱 놓으며 놀라더라”라고 했다.
올해 2월 은퇴 발표를 한 패티김은 자서전에서 예상치 않게 가수의 길을 택하게 된 과정, 빠르게 오른 스타덤, 베니김, 에드 마스터스 등 은인들과의 만남, 작곡가 박춘석과의 인연, 길옥윤과의 실패한 결혼사, 두 번째 남편 아르만도 게디니와의 러브스토리 등 인생역정을 소상히 들려준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인순이는 기자들의 질문 말미에 패티김에게 “후배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난 공연 무대 위에선 없어지지만 절대 사라지진 않아요. 후배들이 날 이어 등대가 돼주겠지.”(패티김) “전 등대 없이 대충 살아온 가숩니다.”(조영남) “그래서 자꾸 휘청거리지 않았습니까.”(패티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