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가면 의사밖에 할 수 없지만 공대 가면 행정가-CEO도 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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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20일 03시 00분


이우일 서울대 공대 학장
경기고 찾아 공학 특강

18일 오후 서울대 이우일 공대학장이 서울 경기고에서 강연하고 있다.
18일 오후 서울대 이우일 공대학장이 서울 경기고에서 강연하고 있다.
“공대 하면 뭐가 떠오르나요? 죽어라 공부만 하고 남자밖에 없어서 칙칙하다, 그렇게 생각하죠?”

이우일 서울대 공대 학장의 말에 학생과 학부모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경기고 문화관. 이 학교 학생 200여 명과 학부모 80여 명이 문화관을 꽉 채우고 있었다. 이 학장이 강사로 나선 ‘찾아가는 공학특강’을 듣기 위해서였다.

‘찾아가는 공학특강’은 올해 1학기부터 서울대 공대가 시작한 일종의 ‘이공계 알리기’ 프로그램이다. 공학이란 무엇인가부터 공대에서 어떤 학문을 배우는지, 향후 진로는 무엇인지 등을 설명하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공대 교수들이 직접 강사로 나서 한 학기 동안 전국 30여 개 고교를 돌았다.

“아이폰은 말할 것도 없고 트위터나 페이스북, 구글 모두 엔지니어의 손에서 탄생했습니다. 앞으로는 공상을 현실로 만드는 공학기술이 점점 더 중요해질 겁니다.”

약 1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강연은 경기고를 졸업한 이 학장이 직접 강사로 나섰다. 이 학장은 직접 준비한 서울대 공대 기념품을 경품으로 걸고 퀴즈를 내고 학생들에게 친숙한 스타크래프트, 웹툰 등을 예로 들며 강연을 이끌어 나갔다. 이 학장이 “학부모는 자식이 의대에 가는 것을 선호하지만 의대에 진학하면 의사가 되는 것 외에는 다른 길이 없다”며 “공대에 오면 행정가나 최고경영자(CEO) 등 다양한 꿈을 꿀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청중은 고개를 끄덕였다.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강의를 경청한 학부모 김태수 씨(53·여)는 “아직 아들의 진로를 결정하지 못했는데 이런 강의를 들을 수 있어 공대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고 했다. 1학년 이동구 군(16)은 “막연하게 성적을 올려 의대를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진로가 다양하다는 점에서 공대도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공대#이우일#서울대 공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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