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마음의 감기’로 불리는 우울증에 시달리는 현대인이 많다. 우울한 기분이 2주 이상 지속되면 우울증 판정을 받는다. 우울증은 세계적으로 6명 중 1명이 걸릴 정도로 흔한 질병으로 재발률도 높다.
그동안 우울증의 생리학적 과정이 정확히 알려지지 않아 완치가 어려웠으나 최근 국제 공동 연구팀이 우울증을 조절하는 유전자와 그 기능을 규명해 새로운 개념의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높여 주목받고 있다.
한양대 의대 손현 교수와 미국 예일대 로널드 두먼 교수 공동 연구팀은 학습과 기억을 담당하는 뇌 부위인 해마에서 ‘뉴리틴’이라는 단백질이 부족하면 우울증에 걸리고, 많으면 완화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25일 밝혔다.
연구팀은 흰쥐에게 스트레스를 줘서 우울증에 걸리게 한 뒤, 신경세포를 분석했더니 뉴리틴 단백질이 줄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에 흰쥐의 유전자를 조작해 신경세포에서 뉴리틴 단백질이 많이 발현되게 했더니 우울증 치료제를 투여한 것처럼 우울증이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뉴리틴이 신경신호를 전달하는 ‘신경돌기’를 활성화해 우울증을 완화했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뉴리틴의 발현을 억제한 쥐는 스트레스를 받은 것처럼 행동했다. 뉴리틴이 우울증 조절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손 교수는 “지금까지 우울증 치료 시 진행상황을 판단할 생물학적 표지가 없었는데 뉴리틴이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뉴리틴을 효과적으로 발현시킬 약물을 찾는다면 새로운 우울증 치료제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26일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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