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마른 분단 현실에 아름다운 정신의 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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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26일 03시 00분


■ 염수정 신임 서울대교구장 착좌 미사

제14대 신임 서울대교구장 겸 평양교구장 서리인 염수정 대주교(왼쪽)가 25일 오후 2시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열린 착좌 미사와 함께 대교구장으로 공식 임기를 시작했다. 정진석 추기경은 염 대주교에게 교구장의 상징인 목장을 전달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제14대 신임 서울대교구장 겸 평양교구장 서리인 염수정 대주교(왼쪽)가 25일 오후 2시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열린 착좌 미사와 함께 대교구장으로 공식 임기를 시작했다. 정진석 추기경은 염 대주교에게 교구장의 상징인 목장을 전달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우리나라의 분단 현실에서 타는 듯한 목마름을 해결해주는, 아름다운 정신의 비를 내려주시길 기도합니다.”(염수정 대주교)

제14대 신임 서울대교구장 겸 평양교구장 서리인 염수정 대주교가 25일 오후 2시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열린 착좌미사와 함께 대교구장으로서의 공식 임기를 시작했다.

이날 명동대성당에는 1300여 명의 신자가 일찌감치 꽉 들어찼다. 교구 측은 옆 마당에 생중계 스크린과 좌석을 마련해 1500여 명의 신자가 미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염 대주교는 강론에서 “이 엄청난 직책에 너무 무겁고 송구한 마음을 갖게 됐지만 오직 부족한 저를 통해 주님의 영광이 드러나길 원하며 순명(順命)했다”고 말했다.

15일 이임 미사로 서울대교구장직을 내려놓은 정진석 추기경은 “염 대주교님은 큰 부담감을 느끼겠지만 걱정하지 마십시오. 하느님께서 임명해주셨으니 하느님께서 뒷받침해주실 것입니다”라고 말해 참석자들의 웃음과 박수를 끌어냈다.

미사 중 치러진 착좌식에서는 오스발도 파딜랴 교황대사가 제대 앞으로 나와 교황의 임명장인 ‘교령’을 사제와 신자들 앞에 내보였다.

정 추기경은 염 대주교에게 교구장의 상징인 목장을 전달했다. 이에 염 대주교는 정 추기경과 교황대사의 인도로 제대 앞 왼쪽의 주교좌에 앉았다.

이 미사에는 한국 교회 주교단을 포함한 사제와 수도자 600여 명을 비롯해 타 종교 대표들,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고흥길 특임장관, 정몽준 새누리당 전 대표, 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등이 참석했다.

염 대주교는 1943년 경기 안성의 독실한 가톨릭 집안에서 태어났고 두 동생(수완·수의)과 함께 3형제 신부로 유명하다. 김수환 추기경 선종 이후 유지를 이은 옹기장학회와 (재)바보의 나눔 이사장도 맡고 있다.

염 신임 교구장의 사목 표어는 ‘아멘. 오십시오, 주 예수님!(Amen. veni, Domine Jesu)’이다. 사제로 서품될 때부터 염 대주교가 사제 생활의 모토로 삼은, 신약성서 중 묵시록 22장 20절에서 인용한 것. 하느님의 나라가 완성되기를 갈구하는 백성들의 응답이자 간청이라고 설명했다.

주교의 사도적 권위를 상징하는 염 대주교의 문장(紋章)에는 남북의 평화와 통일에 대한 염원도 담겼다. 하느님의 구원을 상징하는 방패 왼편의 삼색 무지개 아래로 평화 통일을 이뤄야 할 남한과 북한을 상징하는 두 개의 별을 그려 넣었다.

염 신임 대교구장은 27일 바티칸으로 출국해 29일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교황 베네딕토 16세로부터 팔리움(교황과 관구장을 맡은 대주교가 제의 위 목과 어깨에 둘러 착용하는 좁은 고리 모양의 양털 띠)을 받고 다음 달 5일 귀국한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염수정#염수정 대주교#착좌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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