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명문 예일대 출신의 한국계 청년이 경영컨설턴트라는 화려한 직업을 버리고 아프리카로 가서 빈곤 퇴치와 싸우고 있다.
‘원에이커펀드(One Acre Fund)’ 설립자인 앤드루 윤 씨(33)가 그 주인공. 그는 농민들에게 식량 증산에 대한 지식과 필요한 물품 및 자금을 대출하는 방식으로 아프리카 농민들의 삶을 바꿔 놓고 있다고 23일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경영대학원을 다니던 때 방학을 맞아 케냐를 찾았다가 그는 그의 삶을 바꿔 놓은 장면을 목격했다. 케냐의 어느 시골 마을에서 농민 2명을 만났는데, 한 집은 농작물이 병충해를 입어 기아에 허덕인 반면 바로 이웃집은 일반 농민보다 4배나 많은 풍성한 수확을 거둬들이고 있었던 것이다. 먹을 것이 없어 아이까지 잃은 여인과 나날이 발전하는 이웃의 모습은 윤 씨에겐 충격이었다. 윤 씨는 극심한 빈부차가 바로 농민들의 종자와 비료에 대한 지식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윤 씨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7000달러를 털어 자신이 찾았던 마을 40여 가구를 돕는 ‘사회사업’을 시작했다. 농사에 필요한 지식과 비료, 병충해 정보 등을 제공하고 농사에 필요한 돈을 대출해 주는 것. 윤 씨는 “경영대학원까지 다닌 사람이 40여 가구를 돕는 일을 사업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당시에는 그들을 돕는 일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첫 사업은 매우 성공적이어서 그의 도움을 받은 농민들은 생애 최대의 수확을 하는 기쁨을 누렸다. 윤 씨는 좀 더 조직적으로 이 일을 수행하기 위해 2000년대 중반 ‘원에이커펀드’를 설립했다. 당시 목표는 케냐와 르완다, 부룬디의 13만 농가에 그들이 필요한 자금과 지식을 제공한다는 것이었다.
현재는 약 1000명의 활동가들이 생산 농민들을 조직화하면서 종자와 비료 분배, 대출상환계획 점검, 최고 농작법 소개 등의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펀드의 대출금 상환 비율은 약 85%지만 아프리카 농민의 열악한 상황을 감안하면 성공적이라는 것이 윤 씨의 평가다.
이런 성과에 고무된 윤 씨는 2020년까지 7개 나라 150만 농가를 지원한다는 목표를 새로 세웠다. FT는 윤씨가 세계의 선도적인 사회기업가 중 한 명으로 선정됐으며 세계 각국 정부와 정책결정론자들로부터도 주목을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윤 씨의 소득은 8년 전 경영컨설턴트 시절에 비하면 4분의 1 수준이다. 그는 “의미 있는 일을 하는 데서 오는 만족감을 대신할 보상은 없다”며 “아프리카 농장의 생산성을 2배로 올리는 일은 다른 어떤 일보다 추구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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