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복을 빕니다]‘오동잎’ ‘가을비 우산속’ 가수 최헌 식도암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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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11일 03시 00분


초록잎 무성한 초가을… ‘오동잎’ 떨어지다

10일 오전 별세한 가수 최헌은 허스키한 목소리와 서정적인 표현으로 1970년대 큰 인기를 누렸다. 동아일보DB
10일 오전 별세한 가수 최헌은 허스키한 목소리와 서정적인 표현으로 1970년대 큰 인기를 누렸다. 동아일보DB
‘오동잎 한 잎 두 잎 떨어지는 가을밤에/그 어디서 들려오나 귀뚜라미 우는 소리∼.’

‘오동잎’을 부른 가수 최헌 씨가 10일 오전 2시 15분 식도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64세.

1948년 함경북도 성진에서 태어난 고인은 1970년대 그룹사운드 히식스, 최헌과 검은나비, 호랑나비 등을 결성해 보컬과 기타리스트로 활동하면서 ‘오동잎’ ‘당신은 몰라’ 등의 히트곡을 남겼다.

1977년 솔로로 독립해 ‘앵두’ ‘가을비 우산속’ ‘구름나그네’ 등의 노래로 큰 인기를 누렸다. 1979년에는 그의 히트곡을 영화화한 ‘가을비 우산 속에’가 개봉해 인기를 끌기도 했다.

1983년에는 그룹 불나비를 결성해 번안곡 ‘카사블랑카’로 인기를 얻었고 2009년까지 ‘울다 웃는 인생’을 발표하는 등 꾸준하게 음악활동을 이어왔다. 고인은 허스키한 저음과 호남형 외모로 7080 가요 팬들의 뇌리에 깊이 각인됐다. 1978년 MBC 10대 가수 가요제 가수왕, TBC 방송가요대상 최고가수상 등을 수상했다.

1970년대 초반 히식스 멤버로 고인을 영입해 함께 활동한 원로 기타리스트 김홍탁 씨는 10일 오후 본보와의 통화에서 “최헌은 우리나라에서 드문 특이한 허스키 보이스를 지녔다. 내가 작곡한 ‘당신은 몰라’의 히트도 그 탁성(濁聲)의 매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면서 “강렬한 리듬앤드블루스를 소화할 수 있는 그의 보컬은 당시 다른 그룹이 모두 탐낼 정도였다. 고인이 솔로 데뷔 후에도 그룹 활동을 늘 그리워했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오동잎’ ‘앵두’ ‘구름나그네’ 등 고인의 여러 히트곡을 편곡한 기타리스트 김기표 씨도 “개성 있는 목소리를 갖춘 그는 표현력이 탁월했으며 음악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다”면서 “알려져 있는 것과 달리 내성적이었던 고인은 근년에 자신의 아픈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 사람들과도 많이 만나지 않았는데 이런 소식을 접하게 됐다”며 가슴 아파했다.

유족으로 부인 배영혜 씨와 딸 서윤, 아들 호준 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광진구 화양동 건국대병원 장례식장 202호에 마련됐다. 장지는 경기 성남시 메모리얼파크이며 발인은 12일 오전 6시. 02-2030-7902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오동잎#최헌#별세#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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