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년 역사를 지닌 삼환기업의 창업자이자 한국 건설업의 토대를 세운 ‘1세대 건설인’ 최종환 명예회장(사진)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가회동 자택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7세.
1925년 서울에서 태어난 최 명예회장은 지금은 모두 고인이 된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이재준 대림산업 명예회장, 조정구 삼부토건 총회장 등과 함께 한국 건설업의 ‘4대 거목’으로 불렸다. 이들이 한국 건설업의 토대를 모두 만들어준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고인은 1946년 삼환기업공사를 창립하면서 건설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1962년 서울 광진구 광장동의 워커힐호텔을 시작으로 조선호텔, 프라자호텔, 신라호텔, 국립극장, 삼성그룹의 태평로빌딩, 서울지방검찰청 등 1980년대까지 내로라하는 국내 대형 건축물 공사를 도맡았다. 이런 이유로 당시 건설업계에서는 ‘토목은 현대, 건축은 삼환’이라는 말까지 나돌았다.
고인은 일찍이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며 국내건설업의 영역 확장도 이끌었다. 1966년 베트남에 지사를 설립한 것을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해외 17개국으로 진출했다. 특히 1973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카이바∼알울라 고속도로공사를 따내며 국내업체로는 처음으로 중동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사우디아라비아는 국내업체의 최대 해외건설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고인은 1975년 대한건설협회 회장, 1980년 한미경제협의회 부회장, 1983년 세계건설협회 총연합회(CICA) 회장, 1983년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1992년 한러경제협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마련됐다. 장지는 경기 양평군 옥천면 신복리 선영이다. 발인은 14일 오전 6시.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