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영 삼성테크윈 대리가 삼성 직원을 대표해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그룹 주최 대학생 대상 강연행사인 ‘열정락서’ 무대에 올랐다. ‘가연골무형성증’이라는 희소 병을 앓아 키가 110cm에 불과하지만 대학생 1만1000명 앞에 선 그는 별명처럼 작아 보이지 않았다.
“제 키는 110cm이지만 열정은 180cm가 넘습니다. 저는 도전 중독자입니다.” 이 대리는 외모 때문에 겪은 어려움을 극복한 자신의 얘기를 담담하게 풀어 나갔다. 호기심으로 그를 쳐다보던 대학생들의 표정은 점차 진지하게 바뀌었다.
“어느 날 체육시간에 문득 ‘다리가 없는 것도 아닌데 나는 왜 여기에 앉아 있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결국 내 편견이 나를 불행하게 하고 있었던 것이죠.”
그는 장애에도 운전면허, 5km 마라톤, 대학 입학, 호주 어학연수에 도전해 성공을 거뒀다. 그런 그에게도 취업은 힘겨운 도전이었다. 대학에서 우수졸업상까지 받았지만 취업의 높은 문턱을 넘지 못해 우울증에 빠졌다. 이 대리는 “사회는 나를 보지 않고 내 외모만 봤다”며 “그런 편견을 극복하고 노력하니 결국 길이 열렸다”고 했다.
“각기 다른 모습으로 태어난 여러분을 세상이 하나의 잣대로 가두려고 해도 자신이 좋아하는 걸 발전시켜 거기에 맞게 세상을 바꾸길 바랍니다.”
30여 분간 이어진 이 대리의 강연이 끝나자 박수가 터져 나왔다. 몇몇 대학생의 눈엔 눈물이 맺혔다. 행사장에서 만난 대학생 김관수 씨(24)는 “장애를 이기려 도전하는 모습이 감동적이고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김현지 씨(21)는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했다.
이 대리의 사연을 소개한 본보 기사에도 많은 댓글이 붙었다. 심재원 씨는 “기사를 읽고 눈에 이슬이 맺혔습니다. 당신이 불쌍해서가 아니라 너무도 대단해서입니다”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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