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한상심(足寒傷心), 발이 차면 심장이 상한다고 합니다. 주변에 어렵고 소외된 사람이 많아지면 중심인 지도자도 어려워지기 마련입니다. (우리) 교단도 커지다보니 책임자 입장에서 소외된 사람을 어떻게 품어 안아야 할지가 고민거리입니다.”
22일 열린 원불교 임시 수위단회에서 재선출된 경산(耕山) 장응철 종법사(72)의 말. 경산 종법사는 24일 전북 익산시 중앙총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교단과 연말 대통령선거가 화제에 오르자 ‘지도자의 책임과 덕목’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종법사는 조계종 종정과 달리 교정원장 임명권을 갖는 등 실질적 권한을 행사하는 원불교 최고지도자로 임기는 6년이다.
“순망치한(脣亡齒寒·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이라는 말도 있죠. 대통령의 ‘입술’은 측근들이죠. 비리에 젖어 있는 분들이 대통령의 입술을 이루지 않도록 옥석을 잘 가려야 합니다.”
종법사 선출 과정은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것이 관례이지만 선거와 관련한 질문에도 흔쾌히 답변했다.
경산 종법사는 “연임을 예측했느냐”는 질문에 “예측했다”고 답변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15명의 후보 중 두 명이 4표 이상을 얻어 결선 투표를 치렀고, 경산 종법사가 3분의 2 이상을 얻어 연임됐다고 그는 설명했다.
“교단 지도자는 자주 바뀌지 않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습니다. 정치판처럼 자주 바뀌면 부작용도 있고요. 이런 인식과 제 임기 중 시작한 교단 100주년 성업을 마무리하라는 의미로 알고 있습니다.”
경산 종법사는 현장에서 일할 성직자의 양성과 사이버 세계에서의 포교 강화 등을 통해 원불교의 세계화를 위해서도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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