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말하면, 영화 ‘트루먼쇼’ 같아요. 이거 지금 (세계인들이 짜고 속이는) 몰카(몰래카메라)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요, 매일매일.”
‘몸값’은 비싸졌고, 재치 있는 ‘입담’은 그대로였다.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35)가 미국에서 3주간의 ‘강남스타일’ 홍보 활동을 마치고 25일 새벽 귀국했다.
그는 이날 오후 서울 삼성동의 라마다서울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 활동 때의 에피소드와 세계적인 스타덤에 오른 감회, 향후 계획 등을 설명했다. 1시간여 동안 진행된 기자회견에는 미국과 프랑스, 싱가포르 등 다양한 국적의 100여 개 매체가 몰려 취재 경쟁을 벌였다.
싸이는 이 자리에서 “11월 중순 이후 미국에서 영어로 된 두 번째 싱글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에서의 제 기존 히트곡을 번안하는 안을 고심 중인데 미국 음반 관계자들은 외국 곡이 샘플링된 ‘챔피언’을 가장 많이 추천하고 있어요.” 뉴욕과 로스앤젤레스에서 콘서트를 여는 것도 생각 중이다. 그는 “음반사에서 유럽과 오세아니아 홍보 활동도 필요하다고 한다. 그러나 한국에 미리 잡아 놓은 스케줄이 11월까지 가득 차 있어 효율적인 ‘동선’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적인 열풍의 중심에 선 요즘 심경을 그는 “하루하루가 꿈만 같다”고 표현했다. TV에 비친 그의 모습은 당찼지만 미국 활동이 쉽지만은 않았다고 했다. 그는 “한편으로는 행복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집에도 가고 싶고 무척 외로웠다”면서 “거기서 ‘거위의 꿈’ 노래를 반복해 들으며 뭉클해졌다. (이 노래를 짓고 부른) 김동률과 이적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만만찮았던 언어 장벽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그는 “영어로 질문을 빨리 이해하고 답해야 하는 과정이 힘들었다. 영어로 된 영화를 집에서 반복 시청하며 급히 (표현들을) 익히기도 했다. 남의 나라 가서도 웃기고 싶어서 더 (머리를 굴려야 해) 힘들었다. ‘엘렌 디 제너러스 쇼’와 ‘투데이’ 출연 모두 굉장히 떨렸는데 고국에서의 응원이 제가 좀 더 당당하고 ‘뻔뻔’해질 수 있도록 도와준 것 같다. 감사하다”고 했다.
MTV 비디오뮤직어워즈 시상식과 NBC TV ‘투데이’ 생방송에서 한국말을 쓴 것에 대해서는 “처음 선 무대여서 너무 울컥한 나머지 꼭 해보고 싶었다. 제작진과 사전에 협의된 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세계적 열풍으로 200억∼1000억 원을 벌어들였다’는 얘기에 대해서는 재치 있게 받았다. “1000억요? 저 아니고, 양현석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 사장님 아니에요? 전 박재상입니다. 저 아니에요. (수익이) 10월 말에 정산될 텐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도 궁금해요.”
‘강남스타일’이 다음 주 빌보드 싱글 차트 1위에 오를 수도 있다는 예측에 대해서도 그는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솔직히 저도 인간이어서 (1위가) 됐으면 하는 생각은 해요. 빌보드 1위를 하면 서울시청 앞 광장 같은 열린 장소에서 상의를 탈의한 채 말춤을 출게요.” 이 노래는 현재 빌보드 핫100(싱글 차트) 11위에 올라 있다. 새 주간 차트는 27일경 발표된다. 현재 뮤직비디오가 유튜브 조회 수 2억6000만 건을 돌파했고, 영국 싱글 차트에서도 3위에 올라 있다.
싸이는 기자회견 후 이날 오후 경기대(경기 수원시)와 중앙대 경기 안성캠퍼스를 돌며 축제 행사에 잇따라 출연해 노래하는 강행군을 했다. 대학생과 주민들의 열기는 가을이 아닌 한여름 밤을 연상케 했다. 그가 ‘강남스타일’을 부를 때는 여지없이 거대한 말춤 군무가 벌어졌다. 마사회 콘서트는 출연료 문제로 성사되지 못했다.
싸이는 26일 충북 청주시 서원대 축제에 참여한 뒤 대학 축제와 지방 및 기업 행사, CF 촬영 등을 한 뒤 10월 중순 다시 현지 홍보 활동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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