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국 美공사관 102년만에 온전히 우리 품에 돌아오다

최종 매매계약서 서명… 5달러 강제매각 문서와 고종 친필 사본도 공개

문화재청, 문화유산국민신탁, 주미 한국대사관은 18일 미국 워싱턴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대한제국공사관 매입을 완료하는 서명식을 가졌다. 워싱턴의 로건 서클 15번지에 있는 ‘대조선주차(駐箚) 미국 화성돈(華盛頓) 공사관’의 소유권을 102년 만에 공식적으로 되찾은 것. 이날 행사에서는 김찬 문화재청장과 소유주인 티머시 젱킨스 씨가 최종 매매계약서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공사관저는 대한민국 국유재산으로 편입됐고 매입자금 350만 달러는 문화재보호기금법이 규정한 긴급매입비에서 지급됐다.

행사에서는 1891년 11월 28일 고종 황제가 2만5000달러에 공사관을 사들일 때 작성한 문서(친필) 사본과 1910년 6월 29일 단돈 5달러에 건물 소유권이 일제로 넘어갈 당시의 문서(타자) 사본이 공개됐다. 1910년 사본에는 “조선의 최근 국왕 전하 또는 한국의 전 황제로 명명되는 당사자는 우치다 야스야 미국 주재 대사에게 토지와 건물을 비롯한 컬럼비아특별구 워싱턴 시에 있는 부속물에 대한 절대적 소유권을 5달러에 양도한다”고 적혀 있다. 하지만 5달러가 실제 매매가인지에 대해서는 역사학자들 사이에 논란이 있다.

한편 한미경제연구소(KEI)에서는 공사관 활용방안을 논의하는 세미나가 열렸다. 김정동 목원대 교수는 “우리나라를 소개하는 문화 역사 공간으로 재탄생시켜 100년의 역사를 채우고 미래 100년을 담아야 할 것”이라며 이른바 ‘코암 아카이브(Korea-America archive)’ 설치를 제안했다. 김종헌 배재대 교수는 “국권 강탈의 역사 치유와 한미 문화의 융합 등을 위한 전시 및 체험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