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훈 “올해 제 아픔은 축복… 싸이, 정말 잘됐으면”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26일 03시 00분


■ 10집 앨범 발표… 신곡 뮤직비디오 공개

검은 재킷에 흰 셔츠를 걸친 그의 목둘레에 넥타이가 걸려 있었다. 넥타이의 매듭은 묶였지만 목을 꽉 조이지 않고 적당히 풀어져 있다.

“올가을 저의 패션 제안입니다. 이 패션 철학은… ‘이제 좀 숨쉬고 살자’예요. …제가 좀 야위었죠? 야윌 수밖에 없었고요.”(김장훈)

25일 서울 여의도동 CGV 여의도의 한 상영관. 스크린 앞 공간에 그가 홀로 나타나자 카메라 플래시가 일제히 터졌다.

“‘진상’을 많이 떨었습니다. 일도 많았고. 올해 저의 아픔은 축복인 것 같아요. ‘김장훈은 무조건 좋은 사람이다’라는 왜곡이 제자리로 돌아온 거, ‘그도 늘 아팠다. 똑같은 사람이었구나’로…. 정말 감사합니다.”

간간이 특유의 유머를 섞었지만 그는 1시간 넘게 진행된 기자회견 동안 한 번도 웃지 않았다. 극장 안에 재생된 자신의 신곡을 따라 부르다 눈가를 훔치기도 했다. 후배 가수 싸이와의 불화와 자살 기도, 입원에 이른 최근 사태의 후유증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듯했다. 3∼5분마다 헛기침을 하며 목을 가다듬었고, 말을 끊고 생수 병을 자주 입에 갖다 댔다.

그는 자살 기도 정황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술을 많이 마셨어요. 원래 음주 뒤엔 공황장애 약이나 수면제를 안 먹는데 먹었어요. 그러니까 기억이 잘 안 나고….”

이날 김장훈은 5년 만의 새 정규앨범인 10집 신곡 ‘없다’의 뮤직비디오를 처음 공개했다. 3차원(3D)으로 제작된 영상에는 할리우드 스타 패리스 힐턴이 여주인공으로 출연해 미국 캘리포니아의 해변과 도로를 배경으로 백인 남성 배우와 사랑 연기를 펼쳤다. 록 밴드 U2의 콘서트와 영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 참여한 미국 제작사 ‘스리얼리티 테크니카’사가 촬영에 참여했다. 전날 헤어진 연인을 그리워하는 애절한 발라드 곡이다.

그는 “(1998년에 발표한) ‘나와 같다면’의 김장훈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사람들이 술 한잔 하고 노래방에 가서 부르다 ‘장훈이 형은 역시 이거지’ 할 만한 노래를 내놓고 싶었다”고 했다. ‘없다’는 이날 온라인에 공개됐고 전체 앨범은 11월 19일 출시된다.

당분간은 국내 활동을 하다 2013년 봄 출국해 중화권과 미국 활동에 전념하겠다고 그는 밝혔다. 12월 21∼25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여는 ‘김장훈 원맨쇼 다 드리고 아듀’ 콘서트에서는 와이어의 도움 없이 하늘을 나는 ‘자기 부상’ 기술을 선보일 생각이다.

내년 4월부터는 미국에서 뉴욕을 포함한 8개 도시를 도는 ‘2달러의 기적’이라는 시리즈 공연을 연다. 입장료 수익에 그만큼을 더한 금액을 공연 뒤 해당 주의 인권단체에 기부할 계획이다. 그는 “이미 현지의 기부단체 3곳과 협의해 ‘김장훈 파운데이션’을 만들어뒀다”고 했다.

“제 삶은 긍정과 희망의 상징이었지만 집에 가서는 힘든 날이 있었어요. 세상을 3년쯤 돌며 마음을 치유해 보자고 생각했어요.”

싸이에 대해서는 “정말 잘됐으면 좋겠다”면서 응원의 말을 건넸다. “과거 얘기는 안 한다고 했잖아요. 전략을 잘 짜서 오랫동안 국위선양을 했으면 좋겠어요.”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김장훈#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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