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본연의 맛 유지하면서 스토리 가진 대표음식 키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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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1일 03시 00분


■‘서울고메’ 찾은 세계적 셰프 한식세계화 조언

국내 최대 미식 축제인 서울고메에 참여하기 위해 7개국에서 내한한 와쿠다 데쓰야, 아키라 백, 젠나로 에스포시토, 알렉스 아탈라,
 망누스 닐손, 페드로 수비하나, 토마스 뷔너 씨 등 7명의 셰프와 소믈리에 요한 아그렐 씨(왼쪽부터). 서울고메 제공
국내 최대 미식 축제인 서울고메에 참여하기 위해 7개국에서 내한한 와쿠다 데쓰야, 아키라 백, 젠나로 에스포시토, 알렉스 아탈라, 망누스 닐손, 페드로 수비하나, 토마스 뷔너 씨 등 7명의 셰프와 소믈리에 요한 아그렐 씨(왼쪽부터). 서울고메 제공
2009년 3월 ‘한식 세계화 추진단’이 발족하면서 정부가 한식 세계화를 공식적으로 추진한 지 3년 8개월이 지났다. 그러나 뚜렷한 성과는 아직 안 보인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한식 세계화에 대해 해외의 세계적인 셰프들은 어떤 의견을 갖고 있을까. 지난달 30일부터 3일까지 열리는 국내 최대 미식행사 ‘서울고메’에 참여하기 위해 방한한 미국 이탈리아 스페인 스웨덴 호주 독일 브라질 등 7개국 셰프 7명을 만나 생각을 들어 봤다.

이탈리아인 젠나로 에스포시토, 일본계 호주인 와쿠다 데쓰야, 한국계 미국인 아키라 백 씨는 입을 모아 “이탈리아의 피자나 일본의 스시처럼 ‘한식’ 하면 첫 번째로 떠오르는 메뉴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백 씨는 “미국에서 스시가 유명해진 계기는 ‘캘리포니아 롤’을 맛본 미국인들이 스시집을 찾으면서부터다”라며 “삼계탕이나 비빔밥처럼 외국인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음식을 앞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에스포시토 씨는 “대표적인 음식을 만들되 양념이나 발효법 등을 설명하는 스토리를 입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장 흥미로운 한국 식자재로 오미자를 꼽으며 “와인의 대체재로 훌륭하다”고 했다.

지나친 현지화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에스포시토 씨는 이탈리아엔 없는데 한국에선 팔리는 ‘볼로녜세 스파게티’를 예로 들었다. 그는 “이탈리아 음식이 미국을 거쳐 세계로 퍼지면서 국적 불명의 음식이 나왔다”며 “한식은 본연의 맛을 유지하되 매운맛, 신맛의 강도를 조절하는 수준에서만 현지화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2010년 독일 최초로 미슐랭 가이드에서 별 3개를 받은 토마스 뷔너 씨도 “외국인들이 한식당에서 기대하는 것은 한국 고유의 맛”이라고 했다.

셰프들은 전통 식재료를 알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마존에서 식재료를 공수해오는 것으로 유명한 브라질의 알렉스 아탈라 씨는 “외국인들이 한식의 복잡하고 미묘한 아름다움을 이해하려면 먼저 식재료를 알아야 한다”며 “식재료의 수출이 뒤따르지 않으면 세계화가 지속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한식 세계화#서울고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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