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를 넘어 유불선(儒佛仙)을 꿰뚫는 동서양 철학의 대가로 꼽혔으며 교육자와 목사이기도 했던 김흥호 전 이화여대 교수(사진)가 5일 오전 7시 28분 별세했다. 향년 93세.
고인은 사상가 다석 류영모(1890∼1981)의 제자 가운데 ‘씨알의 소리’로 잘 알려진 함석헌과 함께 가장 큰 업적을 남겼다. 1919년 황해도 서흥에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나 일본 와세다대 법학부를 졸업한 뒤 스승을 찾아 방황하다 춘원 이광수의 소개로 다석을 만나 사상적 전기를 맞게 된다. 연세대에서 동양철학을 가르치다 미국 웨슬리감리교신학대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목사가 됐다. 2009년까지 45년간 주말마다 이화여대 대학교회 연경반에서 성경과 동서양 고전 강독을 통해 동서양 종교와 철학을 쉽게 풀어 가르쳤다. 스승의 삶을 따라 수십 년째 하루 한 끼만 먹는 ‘일일일식(一日一食)’의 삶을 실천했다.
저서로는 다석의 강의록인 ‘제소리’와 다석의 육필일기를 풀이한 ‘다석일지 공부’, ‘주역강해’ ‘화엄경 강해’ 등을 남겼다. 유족으로는 부인 배인숙 전 금란여고 교장과 아들 동철(평택대 컴퓨터학과 교수) 동근 씨(이화여대 교목실 교수)가 있다. 빈소는 서울 이대목동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7일 오전 9시. 02-2650-2743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