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선교사는 가난에 찌들고 쓰레기로 뒤덮인 곳에서 희망 없이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어떤 사람이 되느냐’보다 ‘어떤 사람이 되면 더 많이 베풀 수 있는지’에 집중하라”고 가르친다. 아이들이 김 선교사의 가르침을 받은 뒤 ‘남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뭔지’ 고민하는 모습은 이 작가의 삶을 흔들어 놓았다. 이 작가는 “나도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는 데에만 몰두해 주변을 돌아보는 ‘나눔의 삶’을 잊고 살았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올해 3월 팬 카페 ‘폴레폴레’ 회원들과 함께 4750만 원을 모아 톤도 교육센터에 기부한 데 이어 현재 홍보대사를 맡고 있는 국제구호단체 ‘기아대책’과 함께 아프리카에 학교와 병원 100채를 짓는 ‘사랑의 프로젝트’를 벌이고 있다. 그가 새 책을 알리는 데 열중하는 이유도 인세를 모아 필리핀의 또 다른 빈민촌 파야타스에 빵 공장과 학교를 짓기 위해서다. 빵 공장이 생기면 일자리와 값싼 먹거리가 생긴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초등학교 교사 출신인 이 작가는 톤도 교육센터에서 한국 교육의 희망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는 필리핀 최고의 명문대인 국립 필리핀대를 졸업하고 다국적기업의 억대 연봉 제안을 뿌리친 채 톤도 교육센터로 돌아와 아이들을 가르치는 현지 봉사자를 만나고 난 뒤의 감회를 기자에게 들려줬다. 이 작가는 “한국 교육은 ‘승천하는 용’을 만들지 몰라도 자신이 태어난 개천으로 돌아오는 용은 키우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돈 잘 버는 직업을 가지라’고만 강조하는 한국에선 좀체 찾아보기 어려운 따뜻한 풍경이었다는 것이다.
이 작가는 “대선후보들이 자립형사립고를 그대로 둘지 말지를 놓고 다툴 뿐 제대로 된 교육철학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쓰레기 더미 같은 빈민촌에서도 희망을 찾은 것처럼 한국도 우등생보다 ‘사람’을 만드는 교육을 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