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공헌 사업을 하는 부모님을 옆에서 지켜보며 ‘나도 언젠가 내가 가진 것을 나누는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죠. 이제 제가 스리랑카 청소년들에게 나눔을 실천할 수 있게 돼 기쁘면서도 어깨가 무겁습니다.”
10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아산나눔재단 유엔국제기구 인턴 프로그램’ 1기 입학식에서 만난 박민석 씨(30)는 내년 2월 스리랑카 유엔봉사단(UNV)에서 1년간 인턴으로 일한다. 5월 미국 벤틀리대를 졸업한 박 씨는 아산나눔재단에서 UNV 인턴 모집 공고를 보자마자 망설임 없이 바로 지원했다. 그는 “스리랑카 사람들이 다른 지역에 비해 봉사단에 마음을 잘 열지 않는 편이라고 들었다”며 “청소년들에게 빈곤에서 벗어날 수 있는 교육의 기회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입학식에는 박 씨와 같은 꿈을 가진 10명의 예비 민간외교관이 모였다. 10명 가운데 4명은 해외 유학파, 나머지 6명은 국내 대학 졸업생들이었다. 영어 외에도 한두 개 외국어쯤은 거뜬히 해내는 데다 공모전 수상경력, 해외봉사경험 등 이력이 화려하다. 겉으로만 보면 ‘스펙 종결자’들이다.
하지만 그들은 대기업 취업 대신 글로벌 봉사활동을 첫 사회경험으로 선택했다. ‘제2의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김용 세계은행 총재가 되겠다’는 원대한 꿈이 있기 때문이다. 이원재 씨(28·고려대 대학원)는 “파키스탄에 갔을 때 국가가 제 역할을 못해 국민들이 고통을 겪는 모습을 보고 국제법을 전공하기로 결심했다”며 “인턴으로 일하게 될 바베이도스가 조화로운 사회가 되는 데 작은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3단계의 전형을 거쳐 선발된 이들은 내년 2월 유엔 산하 국제기구에 배치돼 12개월간 새내기 민간외교관으로 활동하게 된다. 파견 국가는 카자흐스탄 스리랑카 짐바브웨 바베이도스 니카라과 등 9개국.
이번 UNV 인턴 선발을 담당한 아산나눔재단은 인턴 1인당 체재비 등으로 1년간 6만 달러(약 6540만 원)를 지원한다. 정몽준 아산나눔재단 명예이사장은 “앞으로 더 많은 우리 젊은이가 국제무대에서 활약하는 일과 우리의 외교역량 강화에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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