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명동서 넣고 사라져… 작년 기부자와 동일인 추정
‘신월동 주민’ 밝힌 봉투속엔 “부모님 유지 받들어…” 편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모금함에 익명의 기부자가 1억여 원짜리 수표를 넣고 갔다. 한국 구세군 자선냄비본부에 따르면 9일 오후 6시 25분경 5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성이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건너편 명동 입구에 설치된 자선냄비에 “어려운 노인분들께 꼭 써 달라”라는 말과 함께 1억570만 원짜리 수표가 든 봉투를 넣은 후 택시를 타고 사라졌다.
봉투에는 수표와 함께 자신을 ‘신월동 주민’이라고 밝힌 편지 한 통이 들어 있었다. 편지에는 “평생 부모님은 이웃에게 정도 많이 주고 사랑도 주고 많은 것을 나눠 줬다. 그러나 호강 한번 못하고 쓸쓸히 생을 마감하셨다. 부모님의 유지를 받들어 작은 씨앗 하나를 구세군의 거룩하고 숭고한 숲 속에 띄워 보낸다”라고 적혀 있었다.
자선냄비본부는 이 남성이 지난해 12월 명동 우리은행 앞 자선냄비에 1억1000만 원짜리 수표를 넣고 사라진 기부자와 동일 인물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시 기부자가 봉투와 함께 남긴 글과 이번 편지의 글씨체가 비슷하고, 두 수표도 같은 은행 지점에서 발행됐기 때문이다.
박만희 한국 구세군 사령관은 “27년 만에 가장 추운 날에 가장 따뜻한 정성과 사연을 전해 준 후원자의 뜻대로 외롭게 지내는 어르신들의 복지와 돌봄을 위해 후원금을 사용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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