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아닌 한 인간으로 진정한 소통 방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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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18일 03시 00분


김총리, 페북에 마지막 100번째 글… 세종시 이사 계기로 끝내

“페이스북 글쓰기는 진정한 소통방법의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이야말로 (글쓰기를) 그만두기에 적합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김황식 국무총리(사진)가 17일 페이스북 국무총리실 계정에 ‘연필로 쓰는 페이스북’ 100번째이자 마지막 글을 올렸다. 김 총리는 지난해 3월 27일 ‘서울대 어린이 병원을 다녀와서’라는 제목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 이후 매주 월요일마다 메모지에 손으로 글을 썼고, 이를 총리실 직원이 스캔해 페이스북에 올려왔다.

김 총리는 마지막 글에서 “페이스북을 통해 총리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의 생각을 전하고자 했다”며 “그 내용은 따뜻한 세상에 관한 것이길 바랐다”고 적었다. 그가 써온 글에는 국정 현안에 관한 것도 있지만 자살한 학생에 대한 안타까움과 미안함,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어려운 환경 속에도 꿈을 잃지 않은 어린이에 대한 격려 등 인간적인 내용이 많다.

김 총리는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과 소통하는 대신 “민생현장 방문이나 행사 참여 시 손을 높이 들어 흔드는 제스처를 일부러 피했다”고 소개했다. 2년여 동안 조용하고 꼼꼼하게 국정을 챙기면서도 외부에는 부각되지 않는 길을 걸어온 그의 스타일을 보여준 셈이다. 메모를 시작할 당시 1만 명도 되지 않았던 총리실 페친(페이스북 친구)은 23만 명으로 늘었고 오프라인에서 세 차례 모임도 가졌다.

글쓰기를 마치기로 결정한 배경에 대해서는 “갖고 갈 것, 버리고 갈 것을 가리고 마음자락을 정리하면서 (세종시로) 이사를 준비한다”며 “마침 이번 글이 100번째이고 총리로서 일할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고 적었다. 끝으로 그는 김광섭 시인의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라는 시구를 소개하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페이스북#김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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