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왕식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초대 관장(59)은 20일 서울 세종로 옛 문화체육관광부 청사를 리모델링한 박물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역사를 전시함으로써 우리 국민에게 주체성과 자부심을 느끼게 하고 싶다”며 “특정 정치 지도자를 강조한 박물관이 결코 아니다”고 밝혔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19세기 말 개항기부터 현재까지 대한민국의 역사를 보여주는 국내 최초의 국립 근현대사박물관으로 26일 공식 개관한다. 2008년 이명박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에 따라 총 예산 448억여 원을 들여 건립됐으나 준비 과정부터 역사 왜곡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진보 진영에서는 “전시 내용이 박정희 전 대통령을 미화한다”며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를 해 왔다. 개관 시기도 내년 2월에서 올해 12월, 다시 11월 22일로 당겨졌다가 또 늦춰지는 등 혼선을 빚었다.
전시실은 제1전시실인 ‘대한민국의 태동 1876∼1945년’을 시작으로 제2전시실 ‘대한민국의 기초 확립 1945∼1960년’, 제3전시실 ‘대한민국의 성장과 발전 1961∼1987년’, 제4전시실 ‘대한민국의 선진화, 세계로의 도약 1988년∼’으로 구성됐다. 제3전시실에서는 경제 성장과 민주화 운동을 비슷한 비중으로 다루고, ‘새마을운동은 독재 유지를 위한 대중 동원으로 볼 수도 있다’는 설명을 곁들이는 등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했다.
안중근 의사가 생전에 남긴 글씨와 그림, 3·1 독립선언서, 6·25 전사자 유품, 포니자동차, 민주화 운동 관련 자료, 파독 광원 및 간호사의 여권과 월급 명세서, 편지 등 전시 자료가 1500점이 넘고 소장자료도 4만여 점에 이른다.
이승만부터 노무현 대통령까지 역대 대통령의 초상화와 집무실 책상, 업적에 대한 영상자료 등을 갖춘 대통령실도 주목할 만하다. 김 관장은 “퇴임한 대통령만 전시하기 때문에 현 이명박 대통령 관련 자료는 아직 포함돼 있지 않다”며 “대한민국을 이끈 지도자는 공과와 상관없이 전시되고 알려져야 한다”고 말했다. 기획전시실 공간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김 관장은 “장기적으로 옆 건물인 미국대사관이 이전하면 박물관을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식 개관에 앞서 오늘부터 24일까지 사전 공개돼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매주 월요일 휴관. 무료. 02-3703-9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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