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타는 네팔에 생명수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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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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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국경없는 공학도회의 ‘따뜻한 새해’

KAIST EWB 프로젝트에 참여한 학생들이 대전 유성구 교내 작업장에서 네팔의 안나푸르나로 가져갈 자신들의 개발품인 ‘무연 스토브’(왼쪽), ‘급수용 펌핑 장비’(오른쪽), ‘기상관제 시스템’(뒤쪽)을 최종 점검하고 있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KAIST EWB 프로젝트에 참여한 학생들이 대전 유성구 교내 작업장에서 네팔의 안나푸르나로 가져갈 자신들의 개발품인 ‘무연 스토브’(왼쪽), ‘급수용 펌핑 장비’(오른쪽), ‘기상관제 시스템’(뒤쪽)을 최종 점검하고 있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3학년 김규광 씨(21) 등 이 학교 EWB(Engineers Without Borders·국경 없는 공학도회) 소속 학부생과 대학원생 30여 명은 네팔의 산간 오지에 희망의 씨앗을 뿌리는 꿈으로 새해 아침을 맞고 있다. 이들은 송태호 교수(기계공학과)의 지도 아래 7일 네팔의 안나푸르나 오지를 방문해 18일까지 자신들이 개발한 ‘무연(無煙) 스토브’와 ‘급수용 펌핑 장비’를 설치할 계획이다. 생명을 좌우할 수 있는 ‘기상관제 시스템’과 새로 개발 중인 ‘정수 장비’의 현지 적용 가능 여부도 살피기로 했다.

EWB는 공학적 도움이 필요한 곳에 기술을 지원해 지역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지역민이 스스로 이 기술을 활용하도록 돕는 국제 봉사단체다. 2011년 국내에 결성된 뒤 이 같은 대규모 해외 봉사활동은 처음이다.

이번에 가져갈 장비는 학생들이 2012년 5월 EWB-KAIST 프로젝트 희망자 모집 공고를 보고 참여한 지 7개월 만에 낸 성과다. 학교 공부와 논문 작성, 기업체 프로젝트로 바쁜 가운데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개발 작업을 해왔다. 송 교수는 주말과 방학에도 학교에 나와 직접 공작기계로 장비를 다듬어 완성도를 높였다. 이원희 문화기술대학원 교수는 정수 장비, 한영남 전기및전자공학과 교수는 기상관제 시스템 제작을 도왔다.

이들이 방문할 지역은 네팔 인구의 10%가 사는 해발 2000∼3000m의 아열대 밀림지대. 지형이 험준해 식수를 구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정수가 안 된 물로 인한 수인성 질병에 시달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 게다가 방 안에서 사용하는 난로의 연기 탓에 어린이 사망률이 높다. 송 교수는 히말라야를 7번 오르면서 이 지역의 열악한 환경을 확인했다. 그러던 중 미국 메릴랜드대에서 EWB 활동을 하는 김정호 교수가 안나푸르나 지역을 봉사지역으로 알선해 흔쾌히 수락했다.

KAIST-EWB가 추구하는 것은 ‘적정기술(適正技術)’이다. 현지 환경에 적합하고 현지 사람들이 적은 비용으로 쉽게 활용할 기술을 개발해 제공하자는 취지다. 기존의 제품을 활용하기 어려운 여건이기 때문이다. 경비행기 이용이 많은 미국에 이미 여러 종류의 기상관제 시스템이 개발돼 있지만 워낙 고가(高價)인 데다 요구하는 기능이 달라 안나푸르나에 활용하기 어렵다. KAIST 수리과학과 석사 1년차인 허영진 씨(25)는 “현지에는 가옥의 보온 설비와 산사태 경고 시스템 등 수많은 공학적인 도전들이 기다리고 있다”며 강한 의욕을 보였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카이스트#EWB#네팔#적정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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