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 온 의사 부부가 낳아… 전남대병원 124일간 수술-치료
2940g 건강한 상태로 퇴원… 학교-성당서 치료비 모금도
한국에 유학 온 베트남 의사 부부가 임신 166일 만에 낳은 초미숙 여아가 의료진의 노력과 사회의 온정으로 살아났다. 아이 이름은 베트남어로 샛별이라는 뜻의 사오마이.
10일 전남대병원에 따르면 사오마이는 지난해 9월 8일 광주의 한 산부인과에서 체중 570g으로 태어났다. 출생체중 1000g 미만은 초극소 저체중으로 분류되며 폐 심장 등 주요 기관이 미성숙해 생존 가능성이 불투명하다. 정상아는 3∼3.5kg의 무게로 임신 42주에 태어난다.
전남대병원은 사오마이가 태어난 뒤 수술과 집중치료를 시작했다. 입원 초기 호흡곤란으로 인공호흡기에 의존하고 수액으로 영양을 공급받던 사오마이에게 2, 3시간마다 분유 50∼60cc를 먹여 사오마이는 체중이 매일 30∼40g씩 늘었다.
치료하는 순간순간이 고비였다. 힘든 상황이었지만 사오마이는 잘 견뎠다. 사오마이는 생후 첫날부터 인공호흡기를 부착했고, 생후 7일부터는 튜브를 이용해 수유를 했다. 생후 11일째는 체중 530g 상태에서 흉부외과 정인석 교수의 집도로 심장수술을 받았다. 생후 54일까지 인공호흡기에 의지했다. 결국 의료진의 도움으로 생후 96일째부터 튜브 수유를 하지 않고 스스로 빨아 삼키게 됐다. 생후 122일째에는 완벽하게 혼자 호흡했다.
결국 사오마이는 정상아로 성장해 124일 만인 9일 퇴원했다. 퇴원 당시 체중은 2940g, 신장 49.5cm로 건강한 상태였다. 최영륜 전남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사오마이는 개인 산부인과에서 출생한 데다 미숙아여서 처음에는 생존을 낙관하기 어려웠다”며 “의료진의 집중적인 치료와 사오마이 부모의 깊은 신뢰, 주위 분들의 격려로 건강하게 퇴원했다”고 말했다.
베트남 의사 출신인 사오마이 부모는 2006년부터 전남대 대학원에서 석·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사오마이가 미숙아로 태어났다는 소식을 들은 동료들은 ‘샛별바라기’라는 모임을 만들어 10월부터 3개월간 세 차례 소식지를 발간해 성금 1600만 원을 모았다. 천주교 광주대교구 신자들도 성금 2000만 원을 모금했다. 사오마이의 엄마 돈티김흐엉 씨(38)는 “미숙아라는 사실이 처음에는 큰 충격이었고 걱정도 많이 했는데 많은 분들이 도와줘 기적처럼 생명을 지킬 수 있었다”며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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