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스 김차현 대표(49·사진)는 전력변환장치 전문가다. 김 대표가 처음 전기를 접한 건 초등학교 6학년 때인 1976년. 그가 태어난 경북 경주시 강동면 다사리에 처음 전기가 공급됐다. 그동안 호롱불만 봐왔던 그에게 전기는 신기함 그 자체였다.
경주공고 전기과에 진학한 그는 송배전분야를 공부하며 전력변환기술의 이론적 기초를 다졌다. 이어 대구 영진전문대를 졸업한 뒤 경일대 전기공학과에 편입했다. 군에서 제대한 뒤 잠시 포스콘(현 포스코ICT)에 입사했지만 다시 학교로 돌아갔다. 탄탄한 기반 없이는 현장에서 성공할 수 없음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1990년 생활가전 컨트롤러(제어장치)를 만드는 중소기업 ‘대한시스템’을 설립했다. 대구 앞산, 전북 대둔산 등지의 케이블카 자동화시스템 등을 시공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전자 분야에 진출해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장비 개발을 앞두고 있었으나 1997년 외환위기의 영향으로 김 대표의 회사도 큰 타격을 입었다.
김 대표는 포기하지 않았다. 대구 유통단지의 두 칸짜리 사무실에서 재기에 나섰다. 2000년 ‘전자유도를 이용한 비접촉 전원장치’를 개발했다. 직접 연결하지 않아도 자기(磁氣) 유도 현상을 이용해 반도체 제조공정에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기술이다. 독보적인 기술을 확보하는 데 성공하면서 회사는 이제 누적 매출액이 500억 원에 이를 정도로 성장했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은 15일 김 대표를 ‘이달의 기능한국인’에 선정했다. 김 대표는 “기술 하나로 돈을 버는 것이 목표가 아니었다”며 “한국 산업이 성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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