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자승스님 신년회견 “종교인에 대한 과세 부정 안해”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17일 03시 00분


“납세 여부 정부와 논의… 쇄신 통해 국민기대 부응”

“(종교인에 대한) 적정한 과세(필요성)에 대해 부정하지 않습니다. 정부안이 나오면 구체적으로 논의해나가겠습니다.”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사진)은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종교인 과세에 대한 입장과 종단의 새해 계획을 밝혔다.

조계종은 이 자리에서 먼저 ‘세상과 함께하며 희망을 만들겠습니다’라는 새해 서원을 발표하고 △실직가장, 장애인, 청소년, 다문화 가정을 위한 특화 템플스테이 프로그램 강화 △노동자 심리치유센터 설치 및 운영 △아프리카 케냐에 학교 개설 △전통 사찰의 세계유산 등재 추진과 활용방안 연구 등을 올해 추진 과제로 내놨다.

자승 스님은 최근 이슈가 된 종교인 과세 문제에 대해 “사회적 요구와 분위기를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다만, 수행자인 스님들에게는 임금지급을 전제로 성립하는 고용관계가 없다. 정부도 구체적인 절차나 방식을 밝힌 바가 없다”면서 “전통적 보시방식을 어떻게 현대 세무행정과 맞춰갈지는 정부와 논의하고 지혜를 모으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치권에 대해 “용산참사와 쌍용자동차 관련 구속자들이 이번 설에 특별사면되기를 기원하며, 새 정부는 사회적 평등과 정의 실현을 위한 구체적이고 분명한 대책을 세워 달라”고 말했다.

지난해 도박 파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조계종은 자성과 쇄신으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승가 청규와 선거제도, 종단제도, 법계직무제도, 호법제도, 승려 복지에 관한 2차 쇄신안을 곧 완성해 집행하겠다는 것. 올해 말 제33대 집행부와 함께 임기를 끝내는 자승 스님은 향후 거취에 관한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그는 “7, 8월 밤나무는 흔들어야 떨어지지만 추석이 되면 알아서 떨어지게 마련”이라면서 “섣부른 발언은 10개월 남은 종무 행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34대 총무원장 선거는 10월 10일 치러진다.

자승 스님은 “제도가 개선돼도 의식이 바뀌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면서 “33대 집행부는 자성과 쇄신의 씨앗을 뿌린 것에 만족하며 이를 잘 틔우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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