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의과학대 분당차병원은 “뇌성마비를 앓는 아이들에게 다른 사람의 제대혈 줄기세포를 주사해 질환을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며 “본인이 아닌 타인의 제대혈 줄기세포로 뇌성마비를 치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16일 밝혔다.
연구를 진행한 김민영 재활의학과 교수(사진)팀은 2010년 5∼10월 뇌성마비 아이 31명에게 각각 타인의 제대혈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주사했다. 이어 6개월 후 아무런 처치를 하지 않은 32명과 비교했다. 그 결과 줄기세포를 투입한 환자는 대조군에 비해 몸의 자세가 더 잘 잡히고 운동 능력이 향상됐다. 이 연구 결과는 줄기세포 분야 국제저널인 ‘스템셀’ 최신호에 게재됐다.
김 교수는 “뇌성마비를 완벽히 치료했다고 보긴 힘들지만, 기어 다니거나 앉아 있지도 못하던 아이들이 줄기세포 주사 후 혼자 기거나 앉는 등 증상이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변화는 뇌에서도 나타났다. 보통 뇌성마비 환자는 운동과 감각 신경을 담당하는 뇌 부위의 세포 밀도가 떨어진다. 줄기세포를 투입한 아이들을 상대로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해 보니 세포 밀도가 과거보다 확연히 높아졌다. 양전자·컴퓨터단층촬영(PET CT)에서도 운동과 인지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저핵과 시상 부위가 더 활성화됐다.
김 교수는 “회복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뇌 손상을 타인의 줄기세포로도 치료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제대혈을 보관하지 않은 뇌성마비 환자라도 자신에게 맞는 제대혈만 찾는다면 뇌성마비 증상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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