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세 할머니가 일본 최고 권위의 신인 문학상인 아쿠타가와(芥川)상을 수상했다. 사상 최고령 수상자다.
아쿠타가와상 선정위원회는 16일 구로다 나쓰코(黑田夏子·사진) 씨의 ‘ab산고(さんご)’를 148회 수상작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아쿠타가와상은 순수문학 분야의 신인 작가에게 주는 상이다. 이전 최고령 수상자는 1973년 61세의 나이로 상을 받은 모리 아쓰시(森敦) 씨였다.
구로다 씨는 와세다대를 졸업한 뒤 중학교 국어교사 등을 지내며 동인지에 작품을 발표했지만 1970년대부터 작품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다. 지난해 ‘ab산고’로 와세다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문단에 다시 등단했다. 이번에 55세 연하의 경쟁자 다카오 나가라(高尾長良·20) 씨를 제치고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ab산고는 이름 대신 ‘a씨’ ‘b씨’라는 호칭을 사용했다. 1970, 80년대 일본의 한 핵가족이 새로 가정부를 맞이한 뒤 소중한 일상을 잃어가는 모습을 그려낸 작품이다. 일본에선 보기 드물게 가로쓰기를 채택하고 알기 쉬운 어휘를 사용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상금은 100만 엔(약 1200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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