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건축학계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재미동포 건축가 박기서 전 그룬어소시에이츠 최고경영자(CEO·사진)가 17일(현지 시간) 췌장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80세.
재미 한인 1세대인 그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본사를 둔 세계적 건축설계회사 그룬어소시에이츠에 1961년 입사해 1981년 CEO에 오른 뒤 2011년까지 30년 동안 CEO로서 회사의 성장을 이끌었다.
그가 설계하고 고안한 작품은 로스앤젤레스 코리아타운 플라자, 서울정, 105번 프리웨이를 비롯해 독일 베를린의 미국대사관, 베트남 호찌민의 금호아시아나플라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센추리플라자 등 세계 곳곳에 있다. 한국의 63빌딩, 교보빌딩, 송도 밸리 설계에도 참여했다.
경기중고교를 졸업하고 서울대 법대에 입학했다가 6·25전쟁 때 부산으로 피란을 갔던 박 전 대표는 유학을 가야 하는 이유와 열망을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기고해 이를 본 후원자의 도움으로 1953년 3월 단돈 80달러만 갖고 도미했다. 이후 이스트 로스앤젤레스 칼리지 건축학과에 입학한 뒤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건축학과로 편입해 졸업했고, 매사추세츠공대(MIT) 대학원에서 도시계획을 전공했다.
미국 최대 한인은행인 BBCN은행의 초대 이사장을 거쳐 명예 이사장으로도 일해 왔다. 유족으로는 부인 최일동 씨와 데이비드, 케빈, 에드윈 씨 등 3명의 아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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