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한 두 동료의 숭고한 희생정신으로 과분한 상을 받은 만큼 상금은 뜻깊은 곳에 쓰고 싶었습니다.”
영예로운 제복을 입은 해양경찰관의 통 큰 기부는 남달랐다. 동아일보와 채널A가 7일 주최한 ‘제2회 영예로운 제복상’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아 특진한 인천해양경찰서 1002함 해상특수기동대 전순열 경위(42)가 상금 3000만 원을 모두 기부했다.
전 경위는 21일 오전 인천해양경찰서를 찾은 황규철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 회장(60)에게 “인천지역의 소외된 이웃을 돕는 데 써 달라”며 1000만 원을 전달했다. 황 회장은 적십자사가 후원금 기부자에게 주는 ‘유공장’을 걸어주며 “아내와 두 딸을 둔 가장인 전 경위가 쉽지 않은 결정을 했다”며 “큰돈을 선뜻 기부한 전 경위의 따뜻한 마음을 어려운 이들에게 소중하게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전 경위는 또 서해에서 불법조업을 하는 중국 어선을 단속하다가 순직한 이청호 경사와 박경조 경위의 유가족에게 위로금으로 500만 원씩을 건넸다. 2011년 12월 중국인 선장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순직한 이 경사는 전 경위와 순경 임용 동기로 경북 포항과 인천해경에서 함께 근무하기도 했다. 전남 목포해경 소속이던 박 경위는 2008년 중국 어선을 검문하는 과정에서 중국 선원이 휘두른 둔기에 머리를 맞고 바다로 떨어져 순직했다.
전 경위는 이날 나머지 상금을 1985년 전현직 해양경찰관이 모여 결성한 ‘해성장학회’에 내놓았다. 이 장학회는 매년 엄정한 심사를 통해 순직한 경찰관의 자녀 등 매년 300여 명에게 장학금을 주고 있다.
전 경위는 “순직한 동료와 국민의 성원으로 상을 받았기 때문에 상금은 사회에 환원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며 “가족이나 동료들 모두 흔쾌히 동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흉기로 무장한 채 불법조업을 하는 중국인 선원들을 제압하고, 26척을 검거하는 등 나포작전에 크게 기여한 공로로 대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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