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국내 학계에 처음으로 정식보고 된 기생충이 500년 전 생존했던 미라에서 발견됐다.
서민 단국대 의대 해부학과 교수팀은 2011년 충남 예산군 삽교읍 회곽묘에서 발굴된 16세기 중년 남성 미라에서 ‘참굴큰입흡충(학명 Gymnophalloides seoi)’의 알(사진)이 검출됐다고 24일 밝혔다. 서 교수는 “이 기생충의 유행지역이 과거에는 지금보다 훨씬 넓었음을 알려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참굴큰입흡충은 1988년 복통 환자에게서 처음 발견됐으며 1993년 논문으로 발표됐다. 학계에서는 그동안 참굴큰입흡충의 중간 숙주가 굴이고, 전남 신안군 일대에만 유행한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 기생충을 굴에 퍼뜨린 종숙주가 이 지역 철새인 검은머리물떼새라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 기생충이 미라에서 나온 것은 두 번째다. 2006년 경남 하동에서 발굴된 17세기 여성 미라에서 처음 발견됐다. 연구팀은 “하동의 미라보다 100년이나 앞선 이번 삽교에서의 발견으로 참굴큰입흡충의 유행지역이 지금보다 훨씬 넓었다는 가설이 입증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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